"경쟁사 의식했나"…삼성자산운용 리츠인프라 ETF, 끝나지 않은 '가짜 배당' 의혹

입력 2026-02-25 10: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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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금·과세 표준액 간 118원 괴리…과잉 분배 의혹 확산
9월 과세 표준액 '0원'에 원본 회수 논란…"무리수" 지적
"월 분배 가능한 보유 현금 활용…투자자 편익 위한 것"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가짜 배당'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분배금과 과세 표준액 간 반복된 괴리로 과잉 분배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경쟁사 상품 상장 이후 분배 구조 변화와 규약 개정까지 맞물리며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를 의식한 고분배 전략이 실제 운용 구조와 괴리를 빚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10회) 총 328원의 분배금을 지급했지만, 과세 표준액은 210원에 그치면서 118원의 괴리가 발생했다.

이는 사실상 투자이익을 초과한 118원이 분배 재원으로 활용됐다는 의미로 월평균 분배금(32.8원)의 약 3.6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해당 종목이 정상적 운용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별로 살펴보면 논란의 시발점인 지난해 5월에는 분배 금액 37원, 과세 표준액 18원으로 19원의 차이가 발생했고 6월에도 분배 금액 35원, 과세 표준액 25원으로 10원이 차이 났다. 7월에는 분배 금액과 과세 표준액 모두 37원으로 안정되는 듯했지만, 8월에 다시 분배금 34원, 과세 표준액 13원으로 괴리(21원)가 커졌다.

특히 9월에는 전월과 같은 34원을 배당하고도 과세 표준액이 '0원'을 기록해 지급액 전부가 수익이 아닌 원본 회수(자산 매각)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국내 상장된 부동산 관련 집합투자증권(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편입 자산에서 나오는 배당이 분배 재원이 돼 분배 금액과 주당 과세 표준액은 같아야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 동안에는 분배 금액과 과세 표준액이 29원으로 동일했다. 다만, 지난해 7월 최대 0.78%까지 기록했던 분배율이 0.59%로 낮아지면서 월 배당 ETF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분배율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졌다.

우연이라 보기에는 시점도 오묘하다. 지난해 7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TOP10'을 상장한 이후부터 분배금과 과세 표준액 간 차이가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홍보할 당시 '높은 분배율'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받은 배당금보다 더 많이 분배하려면 결국은 펀드 내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데, 정상적인 운용사라면 하지 않는다"며 "이번 논란은 쉽게 말해 과잉 분배를 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은 분배율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낮아진 분배율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상장 리츠마다 분배금을 지급하는 주기와 시기가 다르며 지급 스케줄·배당 재원에 따라 배당금은 자연스럽게 조정되고 있다"며 "배당 재원이 확대될 경우 다시 분배금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가 보유한 보유 현금은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분배금, (월 분배 지급 후) 잔여 분배금 등이 포함될 수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제242조, 집합투자규약 제39조·제39조의2에 따라 고객들에게 안내된 바가 있으며 월 분배가 가능한 재원"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28일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의 ETF 변경등록·집합투자규약을 개정하면서 이익분배 유보 대상을 명시하고 집합투자업자가 정하는 분배율에 따라 분배금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해당 조항의 이익분배 유보 대상은 자본시장법 제234조에 따른 상장지수 집합투자기구가 지수 구성 종목을 교체하거나 파생상품에 투자 함에 따라 계산되는 이익이다. 다만, 지난해 7월 1일 이후 발생한 이자 수입·배당 이익은 제외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익을 유보할 수 있는 범위'를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는 점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분배 재원 논란 이후 도입됐다는 점에서 삼성자산운용이 기존 운용 논란을 제도적으로 정리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수 변화를 그대로 추적하기 위해 배당이익을 구성 종목 비중에 따라 재투자하는 주가지수 추종형 ETF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이익도 유보 대상으로 명시했는데, 이는 월분배형 ETF보단 TR(토탈리턴)형 ETF에 더 가깝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문구를 추가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데,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리츠 종목의 배당 재투자 수익이 얼마나 되겠냐"며 "이 역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지난해 7월 1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사항으로 이를 반영하기 위해 규약 변경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집합투자기구 분배유보 범위가 조정돼 국내 주식형 TR ETF를 제외한 모든 ETF는 분배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조항이 변경된 바 있다"며 "7월 1일이 명시된 이유는 7월 1일 전까지는 분배유보가 가능했다면 7월 1일부터는 분배유보가 안 된다(국내 주식형 TR 제외)를 명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산마다 배당 시점이나 규모가 불규칙하거나 각기 다르므로 일정한 현금 분배 흐름을 만들어 내기에 많은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리츠, 인프라 자산의 각기 다른 분배 흐름을 고객이 예측 가능한 월분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예상 가능한 분배 흐름을 위해 분배금 재원이나 보유 현금을 운용상 판단에 따라 적정하게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투자자 편익을 위한 분배 전략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 분배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상승효과를 덜 누리게 됐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주식 상승효과'는 향후 펀드에서 투자한 자산이 어떤 상황에서든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일 뿐이고 매월 일정한 수준의 현금 분배가 필요한 투자자들의 니즈는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일반 주식형 ETF에서 적용 가능한 부분이라 월분배 ETF에 무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