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리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진 노인을 일으켜 세운 두 여중생이 되레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 상황에 놓였다. 선의로 시작된 행동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면서 중국 현지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21일 펑파이 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3월 푸젠성 푸톈시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노인이 주행 중 커브 구간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인근을 지나던 전기자전거 탑승 여중생 두 명이 이를 목격했다. 이들은 곧바로 멈춰 노인을 부축하고 쓰러진 자전거를 세워줬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노인은 자신이 넘어지게 된 원인으로 여중생들을 지목했다. 마주 오던 흰색 차량을 피하려 방향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코너에서 나타난 전기자전거에 놀라 중심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노인 측은 여중생과 보호자를 상대로 22만 위안(약 4천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현지 교통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한 뒤 여중생들에게 2차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주행 위치와 속도, 교차로 통과 방식 등을 종합해 일정 부분 과실이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판단에 대해 여중생의 어머니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딸이 단지 넘어진 사람을 도왔을 뿐인데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호소했다. 거액의 배상 요구로 가계 부담이 커졌고, 딸 역시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논쟁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선행 이후 분쟁에 휘말린 사례들을 언급하며 "앞으로 누가 쓰러진 사람을 돕겠느냐", "선의를 처벌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무관심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법률 전문가들은 사고 책임은 감정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6년간 경찰로 근무한 뒤 7년째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전문가는 "도로교통안전 법상 우측 주행이 원칙인데 여중생들은 해당 의무를 위반했으며, 노인이 여중생들이 탄 전기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하려나 넘어진 것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교차로에서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은 점, 좌회전 과정에서 직진하던 노인에게 양보하지 않은 점 역시 도로교통안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노인의 조작 미숙과 회피 과정의 실수도 사고 원인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당초 오는 26일 푸톈시 청샹구 린촹법원에서 심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언론 보도 이후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자 노인이 심리적 부담을 이유로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