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후 급등세…'반도체 투톱' 19만전자·90만닉스 기록
연휴 기간 악재 부재…글로벌 유동성 기반 추가 상승 기대↑
AI 시설 투자, 고용·소비 둔화 유발…반도체 가격 급등 우려
설 연휴 휴장 이후 개장한 국내 증시가 단숨에 567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형 반도체주 강세와 뉴욕증시 반등 흐름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실적 개선을 근거로 한 추가 상승 기대와 AI(인공지능) 투자 과열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중론이 맞서면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5507.01)보다 163.05포인트(2.96%) 오른 5670.06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08포인트(2.45%) 상승한 5642.09로 출발한 뒤 한때 5673.11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41억원, 2858억원을 순매도 중이지만, 기관이 261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거래량은 3억7785만주, 거래대금은 8조8349억원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97%(19만200원), 2.27%(90만원)씩 상승해 '19만전자', '90만닉스'에 올랐다. 이 밖에 삼성전자우(5.64%), 현대차(0.70%), LG에너지솔루션(0.76%), 삼성바이오로직스(1.35%), SK스퀘어(2.87%) 등 시가총액 기준 상위 종목 전반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전장(1106.08) 대비 13.08포인트(1.18%) 오른 1119.16을 가리키면서 오름세를 시현하고 있다.
앞서 지난주(9~13일) 코스피는 국내 대형 반도체주들의 강세로 사상 첫 5500선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지만, 개인·기관의 순매수세에 낙폭을 줄여 5500선을 방어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를 앞두고 위험회피 심리가 유입되며 지수가 약보합 마감했지만, 반도체 중심의 주도력은 유지됐다"며 "대형 반도체 종목이 장중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도주 수급 쏠림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후 국내 증시가 휴장에 돌입하자 투자자들의 뉴욕증시로 눈을 돌렸다. 이 기간 뉴욕증시는 AI(인공지능)가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파괴론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며 약세를 보였다. 이후 낙폭 과대 인식 속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18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9.47포인트(0.26%) 오른 4만9662.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09포인트(0.56%) 상승한 6881.31, 나스닥 종합지수는 175.25포인트(0.78%) 뛴 22,753.63에 장을 마감했다.
또한 한국시간 기준 지난 13일 저녁에 발표된 미국의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도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5%)도 밑돌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설 연휴 기간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했던 가운데 글로벌 자산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며 "AI 발달에 따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위기론 관련 노이즈가 수시로 소프트웨어 업체의 주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으나 저가 매수 심리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해당 이슈가 AI 밸류체인 관련주 전반에 걸친 매도세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휴 동안 AI 공포가 확산하면서 세일즈포스, 오라클 등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주가 하락을 겪었지만, 하드웨어 기업들은 견고했다"며 "소비자 물가의 완만한 하향 안정화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완화 기대는 코스피 상승 분위기에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반도체 중심의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대 7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12개국 M2 합산)은 118조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국내 고객 예탁금도 103조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외 유동성 증가는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2년 이상 연속으로 순이익 증가 연도의 PER(주가수익비율) 고점의 평균은 12.1배로 12개월 예상 순이익에 해당 PER을 적용할 경우 이론적 시가총액은 3225조원으로 증가하고 2월 현재 대비 74.8%의 상승 여력이 있다"며 "EX 반도체는 2년 이상 연속으로 순이익 증가 연도의 PER 최고점 15.9배를 현재 12개월 예상 순이익에 적용할 경우 이론적 시가총액은 3289조원으로 2월 현재 대비 21.4%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초장기 회사채 발행으로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수십 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시장에는 '최저 수준의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하이퍼스케일러들의 회사채 발행→AI 시설 투자 활성화'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가 음성 피드백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AI 시설 투자가 가속될수록 고용이 줄며 소비가 감소할 수 있고 구리·반도체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반도체 업종 주가의 추가 상승 이후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양호한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에 의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며 AI 시설 투자 활성이 나타나는 것은 반도체 업종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면서도 "AI 시설 투자가 가속될 때 고용이 줄어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가 상승할 수 있고 AI플레이션으로 유동성 환경도 훼손돼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