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인 말고 MTS 집중해주세요"…한화證, 하한가 체결·이체 중단 등 잇단 전산오류

입력 2026-02-19 10:39:27 수정 2026-02-19 1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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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 없는 하한가 체결 사태에 내부 술렁…정상 거래에도 의구심
새 MTS 도입에도 입출금 중단·잔고 오류까지 잦아진 게 문제
디지털증권사 전환 공들이는 한화證…내부선 "기본기부터" 지적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화투자증권이 불안정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운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들여 지난해 2월 새롭게 선보인 MTS가 잇단 전산 사고를 일으키면서 개인 고객들은 물론 내부 직원들까지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장병호 신임 대표 체제에서 디지털자산과 코인 사업에 공을 들이는 동안 정작 본업인 MTS 안정화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삼전 하한가 사태의 주인공, 알고보니 한화證…이체 중단·잔고 오류까지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벌어진 넥스트레이드 하한가 사태로 한화투자증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당시 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같은 우량주들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은 아연실색했다. 범인은 정규장 시작 전 열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의 주문 실수였다. 누군가 손절매 물량을 던지려다 호가가 얇은 프리마켓의 특성을 간과하고 시장가로 주문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는 한화투자증권 대전지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PB의 고객은 그날 삼성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종목이 대거 하한가 체결되면서 수억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에선 불안정한 시스템상의 문제가 아니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테랑 PB로 꼽히는 부장이었던 만큼 이번 사태가 PB의 단순 실수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특히나 한화투자증권의 MTS 오류가 잦았던 이번 사태 역시 시스템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호가를 잘못 입력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하필 프리마켓에서 시장가로 대량 주문을 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며 "시스템상 경고나 제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넥스트레이드와 회사 차원의 시스템상의 문제였는지 책임 소재를 가르기 위해 내용을 살폈고, 내부 시스템 문제가 아닌 정상 거래라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내용은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이를 살펴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태를 한화투자증권 자체 문제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건 그간 이 회사의 MTS가 잦은 오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코앞에 둔 지난 12일에도 한화투자증권은 입출금이 이뤄지지 못해 시스템이 중단됐다. 해당 오류는 2시간여 가까이 지속되면서 내부는 물론 유관 증권사들에까지 이체 오류 공지가 이뤄졌다.

한화투자증권 한 고객은 "명절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일부 비우려고 했는데, 아침에 투자금을 이체하지 못해 매매를 하지 못했다"면서 "오후 들어 PB의 안내 전화가 있은 후에야 가능했다"고 말했다.

불과 두 달 전에도 MTS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4일 퇴직연금 계좌 잔고가 실제보다 최대 수천만원 늘어나 보이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는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약 한 시간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퇴직연금 계좌 특성상 입출금이 자유롭지 않고 단기간 내 오류가 해소돼 실제 금전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일선 PB들은 이에 대해 불신을 드러낸 고객들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회사 한 PB는 "상황을 설명하면 어떤 고객은 그냥 넘어가는 고객도 있지만 성향에 따라 심각하게 보면서 당국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고객들도 있었다"면서 "잦은 전산 오류로 PB들도 불편하지만 고객들도 황당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문제는 해당 MTS가 새롭게 개편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상 증권사들의 MTS 고도화 등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투입되는 비용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이 MTS를 교체하기 전에도 심각한 전산 오류는 적지 않았다. 2024년 2월에는 이에이트 일반 청약 당시 접속자가 많아 청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2021년 7월에도 스팩 청약을 위한 입금이 몰리면서 입금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또 다른 PB는 "한화투자증권이 8년 만에 MTS를 새로 교체했지만 오히려 오류가 더 잦아진 것 같다"며 "내부에서도 시스템 안정화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증권사 전환" 외치지만…"코인 말고 MTS부터 고쳐라"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장병호 대표를 선임하며 '디지털 증권사로의 전환'을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장 대표는 해외 사업장과 디지털 사업을 이끈 경력을 인정받아 수장 자리에 올랐다.

회사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미래전략실을 신설했으며,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디지털혁신실을 부문으로 격상하고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에도 착수했다. 올해 초 새로 선보인 MTS에는 AI 기반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해외에서도 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법인을 운영하며 디지털 특화 증권사로 브랜딩을 확립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선 디지털 전환 이전에 기본기인 MTS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한 직원은 "디지털 증권사로 전환하겠다며 신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 좋지만 정작 고객들이 매일 사용하는 MTS가 불안정하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자산이나 해외 법인 확장 이전에 국내 고객들은 물론 리테일 인력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MTS부터 제대로 고쳐야 한다. 코인 말고 MTS에 집중해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전산 관련 문제는 정상 주문이었다"면서 "MTS 오류 관련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보완 조치를 완료하고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