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2년째 같은 곳에서 담금질 중
매닝, 미야지, 임기영 모두 적응 마쳐
들어가는 말
KBO 프로야구 2026시즌이 한달여 뒤면 막을 올린다. 10개 구단 모두 해외 전지훈련(스프링캠프)을 통해 담금질에 한창이다. '사자 군단'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이곳에서 훈련 중인 삼성 선수단의 이야기를 '오키나와의 푸른 사자들' 시리즈에 담는다.
①'삼성 라이온즈의 겨울 터전' 오키나와의 새 얼굴들, 매닝·미야지·임기영
삼성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LG 트윈스와 정상을 다툴 거란 예상이 많다. 삼성 선수들, 코칭스태프도 그런 분위기를 잘 안다. 다만 그런 얘기에 그리 부담을 느끼진 않은 모양새다. 새 얼굴들도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온나손 달구는 훈련 열기
17일은 설날. 한국인에겐 가장 큰 명절이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설날을 즐길 여유가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는 데에 여념이 없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 훈련하는 날 사이에 끼워 놓은 휴식일과 겹치지 않는다면 설날이라고 쉬지 않는다.
삼성은 1차 훈련을 괌에서 진행했다. 이어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와 2차 훈련에 들어갔다. 2차 캠프가 차려진 온나손 아카마 구장은 삼성이 2000년대 초반부터 이용해온 곳. 삼성처럼 1, 2차 훈련을 다른 곳에서 실시하는 구단이 대부분이다.
LG의 1차 훈련지는 미국 애리조나주. 2차 훈련은 오키나와에서 진행한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는 호주 멜버른을 거쳐 오키나와에서 훈련한다.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마국 플로리다와 대만 타이난이 1차 훈련지. 2차 훈련 장소는 일본 미야자키로 같다.
KIA 타이거즈는 일본 가고시마를 거쳐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두산 베어스는 호주 시드니, 미야자키가 1, 2차 훈련지. 2개 구단은 한 곳에만 머문다. NC 다이노스는 미국 애리조나의 투산,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에서 훈련 중이다.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는 구단은 꽤 많다. 일본 구단도 여럿이다. 오키나와현(県)을 관할하는 현청은 별도의 안내서를 발간한다. 각 구단의 정보와 훈련 구장, 인근의 음식점과 관광 명소 등을 담는다. 이번에도 '베이스볼 캠프 인 오키나와 2026'이란 책자를 펴냈다.
온나손은 우리로 치면 규모가 읍이나 면 정도인 곳. 삼성은 20년째 여기를 찾고 있다. 2005년부터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2005년이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오승환이 새내기 시절 이곳을 찾은 해. 그만큼 삼성과 온나손의 인연이 깊다.
온나손도 선수단을 반긴다. 이 지역 살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으니 더 그렇다. 지난 12일엔 주민들이 마련한 환영회도 열렸다. 나가하마 온나손 촌장은 "올해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다치는 선수 없이 캠프를 무사히 치르고, 올 시즌 우승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삼성 마운드의 새 얼굴들
장소도 낯익고, 보이는 얼굴들도 익숙하다. 사람 좋은 박진만 감독이 취재진을 반긴다. 다른 코칭스태프나 선수들도 대구에서 온 취재진인 건 아는 눈치다. 다만 돌아다니다 보면 낯선 모습도 보인다. 새로 삼성에 합류한 맷 매닝, 미야지 유라, 임기영이 그들이다.
미야지와 매닝 모두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미야지는 "편안한 분위기다. 선수들이 일본어로 말을 걸어주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와 줘 고맙다"며 "평소 이 시기에 추운 곳에서 훈련했는데 따뜻한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야지는 구위형 불펜. 좋은 체격(키 186㎝, 몸무게 90㎏)에 걸맞게 구위가 좋다. 구속은 시속 150㎞ 중반. 빠르게 떨어지는 포크볼도 괜찮다. 스스로 꼽는 장점도 강속구와 포크볼이다. 삼성 선수들도 미야지에게 포크볼을 어떻게 던지는지 많이 물어본다.
미야지는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3월 초에는 실전 등판할 예정"이라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 그리고 삼진을 많이 잡는 게 목표"라며 "어느 역할이든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 팬들에게 역동적인 투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매닝도 체격(키 198㎝, 몸무게 88㎏)이 크다. 그의 강점 역시 강속구. 이미 구속이 시속 150㎞에 이른다. 시즌 개막 직전이 되면 구속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최일언 수석코치로부터 하체를 더 잘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도 듣고 있다.
매닝은 "KBO리그를 경험했던 외국인 선수들로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주자들이 빠르고, 삼진을 잡기 쉽지 않다고 했다. 투구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삼성이 날 선택해줘 영광이다.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도 안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임기영은 지난 시즌 후 KIA에서 건너왔다. 경북고 출신이니 '귀향'인 셈. 사이드암 투수인데 구위를 높이려고 던질 때 팔을 좀 더 높이 올렸다. 그는 "한 번쯤은 삼성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오게 돼 좋다"며 "어느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원하는 걸 해내겠다"고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