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의 한 리조트 호수공원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리조트 측의 과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고 당시 안전펜스나 CCTV 등 기본적인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았던 점이 배상 책임의 주요 근거가 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7단독 김재향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숨진 여성 A씨의 유족이 리조트 측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에서 유족에게 총 1억 7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리조트 측의 책임을 30%로 인정하면서 투숙객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사고는 2023년 10월, 새벽 1시 무렵 발생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해당 리조트에 투숙 중이었으며, 야간에 음주 상태로 리조트 부속 호수공원을 산책하다가 호수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
이후 유족은 리조트가 가입한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리조트 측의 안전관리 소홀로 A씨가 실족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는 이를 부인하며 "A씨가 스스로 호수에 들어갔을 개연성이 있다"며 "이례적인 상황까지 대비할 의무는 없다"며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리조트 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판결문에서 "해당 호수공원은 수풀이 보행로와 수면을 구분하고 있다는 이유로 안전펜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사고 지점인 벤치 앞에도 펜스나 안전망은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호수공원 산책로 입구에 심야시간 이용을 삼가해달라는 표지판은 있었지만, 안전요원을 배치하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호수공원 통행로의 가로등도 심야시간에는 소등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리조트 입장에선 투숙객이 야간에 음주 상태로 호수공원에 출입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가로등이 꺼진 이후 투숙객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하거나 퇴장 유도를 위한 방송을 하지 않았고, CCTV 설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보험사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런 경우였다고 하더라도 CCTV가 있었다면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A씨 본인의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A씨 또한 성인으로서 야간에 술에 취한 상태로 호수 주변을 산책할 경우 안정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위험을 스스로 초래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조트 측의 손해배상 책임 비율은 30%로 제한됐다.
법원이 산정한 손해배상액에는 A씨가 정년까지 얻을 수 있었던 예상 소득, 장례비 및 치료비, 그리고 유족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됐다.
이번 판결은 1심 법원의 판단이며, 보험사 측이 항소함에 따라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