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법사위 통과에 조희대 "공론화·숙의 필요하다 누누이 말해"
법조계도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두고 법조계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이 현실화할 경우, 헌법이 전제한 3심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사실상 4심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법 체계의 기본 틀이 바뀌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입법이 속도를 내면서 위헌 논란과 제도적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의 법사위 통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결과에 따라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대법원은 앞으로도 국회와 계속 협의하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는 헌법과 국가 질서의 큰 축을 이루는 사안"이라며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법왜곡죄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사법 질서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문제"라며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재판소원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법원의 확정 판결을 취소할 수 있는 재판소원은 사실상 '4심제'로, 사법권을 법원에 맡긴 헌법 체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국민의 권리 구제 확대보다는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하게 하는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안팎에서도 재판소원을 포함한 '사법개혁 3법'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사건 적체가 심화되고, 결국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다.
법원장 출신 A 변호사는 "헌법상 최고법원은 대법원인 만큼, 법원이 아닌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며 "대법관 증원과 법왜곡죄 도입 역시 사법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검장 출신 B 변호사도 "재판소원은 재판 불복 기회를 넓히는 대신 소송 기간과 비용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대법관 증원 역시 대법원의 권위와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전날 법사위에서 "우리나라는 헌법소원 대상에서 사법권이 제외돼 사실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재판소원은 그 공백을 메우고 기본권 보장 체계를 보다 촘촘히 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