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문화특집부 차장
"정권 교체를 기다려보자, 이럴 수도 있는데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완방안을 보고받으면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정책은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정말 중요한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씩 네 번 유예했다. '이번엔 끝이다. 또 (유예하고) 진짜 끝이다. 진짜 진짜 끝이다. 이젠 진짜 정말 끝이다'라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며 "정책은 한번 정하면 그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결연한 의지와 정책의 일관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서도 연일 관련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처음 밝힌 지난달 23일 이후 이 대통령은 4일까지 총 14건의 관련 게시글을 올렸다. '부동산 불패론'을 이번만큼은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읽힌다.
표현의 강도도 꽤 쎄다.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 '저급한 사익추구집단'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가 하면 "유치원생처럼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들이 있다", "정론직필은 못하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 만큼은 자중해 주면 좋겠다" 등의 발언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야당과 언론에게도 강한 비판 메시지를 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통령이 느꼈을 답답함도 느껴진다.
사실 많은 이들이 천정부지 부동산값 때문에 청년들의 주거난과 저출생을 염려한다. 하지만 국가 의제에서 벗어나 개인적 관점으로 돌아서면 영리 문제로 치환된다. 부동산 문제가 지닌 함정이다
4일 국세청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 전과 후의 세금 차이를 공개했다. 3주택 이상 보유자가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생겼다고 가정했을 때, 5월 9일 이전에 팔면 2억6천만원, 이후에 팔면 6억8천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는 전체 국민의 단 2.9%에 불과한 극소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설령 6억8천만원을 세금으로 낸다 해도, 손에 쥐는 3억2천만원은 여전히 서민들에겐 평생 노동해도 만져보기 힘든 거금이다.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부동산 투자가 세금을 다 떼고도 단번에 수억원을 벌어다 주는 현실,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가 하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 '세금 폭탄 부활', '매물 잠김', '전세 대란' 등을 우려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조세 정의나 주거 불평등은 외면한 채 오로지 다주택자의 부담 증가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부동산 문제처럼 상호 시각차가 큰 민감한 주제일수록 SNS와 같은 도구는 보다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 제한된 언어 탓에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생각이 다른 이에겐 일방적 통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는 이들은 없다. 다만 워낙 복잡한 사안이다 보니 해법의 시각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결국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선 협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감정적 반응을 보이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모습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이런 것들이 비판과 공격의 빌미가 되면서 정작 공론화를 위한 논의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의지와 진정성은 SNS를 통해 충분히 전달됐다. 이젠 SNS 공간을 나와서 협치를 이루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