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DIFF)서 '베스트 픽션 필름상' 수상
수상작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 드라마 12부작으로 제작 예정
"수행과 영화는 충돌이 아니라 하나, 영화는 가장 적합한 도구"
방글라데시의 밤하늘에 한국 불교의 미학이 수놓아졌다. 지난 18일 남아시아 최대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인 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DIFF)에서 대해 스님의 신작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A Vast Algorithm of Humanity)이 전 세계 60여 개국 200여 편의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베스트 픽션 필름상'(Best Fiction Film)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대해 스님은 지금껏 모두 121편의 영화에서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2017년 영화 '산상수훈'으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등에서 2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 인간 내면에 잠든 무한한 영적 능력을 '초거대 알고리즘'이라는 현대적 키워드로 풀어내며 다시 한번 거장의 면모를 증명했다.
다카국제영화제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스님은 "나는 사람들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며 "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음으로써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상의 의미"라고 말했다.
수상작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이란 인간 내면에 이미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아 쓰이지 못하고 방치된 엄청난 영적 능력을 뜻한다. 스님은 "이 영화는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법왕자'라는 존재와 소통하며, 일부러 난해하고 까다로운 소송에 뛰어든다.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법왕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내면 세계를 하나씩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무형의 초거대 알고리즘을 깨워 나간다.
AI와 알고리즘이라는 현대적 소재를 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본질적인 능력이 있지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해결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 즉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내면의 세계를 설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은 "당신 안에 엄청난 신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활용하고 있습니까?"이다. 스님은 "관객들이 자기 안에 이미 모든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능력을 잘 활용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님이 영화를 연출한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대해 스님에게 영화는 수행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스님은 "수행의 목적은 인간의 본질을 깨닫는 것이고, 깨닫고 나면 그것을 세상에 알려 사람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행과 영화는 충돌이 아니라 하나다"라며 "인간의 본질은 형체가 없어 설명하기 어렵기에,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영화가 가장 적합한 도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의 목적은 결국 인간 내면의 본질을 알아내는 것"이라며 "그는 불교 용어 대신 철학적·일반적 언어를 선택한다. 종교가 달라도 인간의 본질은 같기에, 그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인이자 영화감독으로서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에 대해서는 "이제 할 일은 하나다. 많은 작품을 만들어서,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영화와 별개로 드라마 12부작으로도 제작된다. 또 2월 26일에는 대해스님의 영화 '소크라테스의 환생'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