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투쟁'을 끝냈다. 장 대표 단식과 관련, 국민들 관심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과연 정부·여당이 '쌍특검(통일교 게이트·공천 헌금)'을 수용할 것인가. 또 하나는 장 대표는 단식을 언제, 어떻게 끝낼 것인가. 마지막 하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투쟁장을 방문해 장 대표와 악수하고 협력을 모색(摸索)할 것인가, 였다.
정치인 한동훈에게 두 가지 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모든 갈등(葛藤)을 뒤로하고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길이다. 국민의힘이 본인을 제명(除名)하든 말든, 올해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무관(無冠)으로 전국을 돌며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황태자'였고, 윤 정부 실패에 책임이 있는 본인의 '허물'을 씻고, 보수 재건에 힘을 쏟는 것이었다. 그 출발이 단식 중인 장동혁 대표를 방문해 인간애와 뜨거운 진심을 나누고,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한 전 대표는 그 길을 외면(外面)했다.
'당원게시판 논란'과 제명(除名) 처분에 대한 입장,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견에도,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자는 '대의(大義)'를 위해 한 전 대표가 장 대표를 방문해 '쌍특검'을 함께 요구하고 협력을 선언했다면 어땠을까. 한 전 대표는 '큰 정치인'으로 평가받았을 것이고, '쌍특검' 압박은 훨씬 강화됐을 것이다. 그것은 한 전 대표의 '굴복'이 아니라 국민의힘 단결과 더 큰 정치로 이어졌을 것이다. 한 전 대표는 그게 안 된다. 오죽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런 거 하나 못 풀어서 어떻게 다른 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안들을 풀겠나"고 비판했을까.
정치인 한동훈에게 남은 길은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 및 지지자들과 함께 국민의힘을 떠나 '한동훈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해 '보수 정당'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이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도전해 승리한다면 자기만의 '서사(敍事)'를 가진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 다투기만 한다면 '분란자'란 오명(汚名)이 남을 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한 전 대표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선(線)을 그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상당수 보수 우파 국민들이 한 전 대표를 배신자·내부 분란자로 본다는 점이다. 작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많은 보수 유권자들이 "한동훈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이재명을 찍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도 "한동훈이 국민의힘 후보가 안 된다면 이재명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하나가 되기가 그만큼 어렵고, 하나가 되어 봐야 별 시너지도 없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법원에 '국민의힘 윤리위 제명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구하면 이길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글쎄다. 지금처럼 서로 '극혐'하는 상황에서 '제명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승소하고 당에 눌러앉은들, 나아가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팬덤'을 등에 업고 당 대표가 된들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떤 직위를 갖든, 보수 우파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한동훈 정치 인생의 이정표나 새로운 도약(跳躍)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한동훈은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각자 국민의 선택을 받는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하나의 당' 안에서 '두 파로 갈라져' 싸우면 공멸(共滅)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