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 없인 로봇 1대도 안 된다"…자동화 두고 갈등 격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노조가 강경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아틀라스를 앞세운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주도권 선점 전략이 예상보다 이른 내부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노조 vs 로봇 전면전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2일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면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6~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로봇을 핵심 성장 축으로 하는 '피지컬 AI' 전략을 공식화했다. 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 양산 체제를 구축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제조 현장에 투입되기 전 로봇을 훈련하는 곳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의 문을 연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노조는 아틀라스 공개 이후 현대차 주가가 급등한 상황을 두고 "자동차 생산·판매가 주력인 기업이 로봇·AI 기업으로 재평가되며 시가총액 상위권에 오른 것"이라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이 기업 가치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고용 구조 재편이라는 불안 요인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노동자 대체 우려↑
노조의 위기감은 비용 구조 비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노조는 "평균 연봉 1억 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노동자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 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며 "현대차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아틀라스 1대당 가격을 약 2억 원, 연간 유지 비용을 약 1천400만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을 감안하면 2년 안팎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생산 규모가 확대될 경우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술적 특성 역시 노동자 대체 우려를 키운다. 아틀라스는 최대 50㎏의 하중을 들어 올릴 수 있고, 섭씨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작업을 하루 이내에 학습하고, 배터리 교체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24시간 가동이 가능해 사업주 입장에서는 인간 작업자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노조는 이를 두고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사 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사 갈등 해법은?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노사가 감정적 대립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생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휴머노이드 상용화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생산비를 낮추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큰 흐름"이라며 "일자리를 줄이기보다 비용을 낮추고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