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머무르기 좋은 관광동선 변화,야간 관광 콘텐츠, APEC 후광효과
통계 정밀분석, 포스트 APEC 전략 마련 등 통한 만족감,재방문 과제 해결해야
지난해 경북 경주를 찾은 추정 방문객 수가 5천만 명을 넘어섰다. 양적 성장만 놓고 보면 '역대급 성과'다.
12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를 찾은 방문객은 5천20만여명으로, 전년 4천709만여명보다 300만 명 이상 늘었다. 또 외국인 관광객 수 역시 138만여명으로 전년대비 약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관광데이터랩(이동통신, 신용카드, 내비게이션, 관광통계, 조사연구 등 다양한 관광 빅데이터 및 융합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자료를 토대로 했다.
'핫 플레이스'인 경주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원 방문객은 872만여명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2%인 약 95만명 증가했다.
야간 명소인 동궁과 월지는 같은 기간 162만여명이 방문해 전년 대비 4만여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 증가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관광 동선의 변화를 꼽는다.황리단길과 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핵심 관광지를 잇는 보행환경 개선은 관광 형태를 바꿔 놓았다. 과거처럼 유적지를 찍고 이동하는 관광이 아니라 골목을 걷고 머무르며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원 방문객이 1년 새 12% 증가한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다른 방문객 증가 요인으로 야간관광 콘텐츠의 효과다. 동궁과 월지, 월정교 야간경관, 미디어아트 등 야간관광 콘텐츠 확충도 방문객 증가에 힘을 보탰다. 낮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 밤까지 체류할 이유를 만들면서 숙박·외식 소비를 동반한 관광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 후광 효과도 경주 관광 회복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국제행사를 계기로 경주가 '글로벌 회의·관광 도시'로 노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17% 늘어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주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와 신뢰도가 일정 부분 회복됐음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MZ세대 소비 트렌드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한 사진 찍기 좋고, 레트로 감성 이미지가 SNS를 통한 자발적 홍보와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카페·소품가게·체험형 상점 증가는 관광객 유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관광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냉정한 분석과 과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통계는 한국관광데이터랩을 활용한 추정치다. 이동통신 위치정보와 카드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만큼 중복 방문·통과 교통량·단시간 체류객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체류일수, 1인당 소비액, 숙박률 등 질적 지표와 결합한 정밀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관광 쏠림과 생활권 침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황리단길·대릉원 일원으로 관광객이 집중되면서 주차난, 소음,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관광 활성화의 지속성을 위해 관광 분산 전략과 주민들의 생활권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APEC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경우 방문객 증가는 언제든 꺾일 수 있는만큼 포스트 APEC 의 중장기 전략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다국어 안내, 교통 연계, 체험 콘텐츠, 장기 체류 상품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재방문을 위한 콘텐츠 마련과 서비스 고도화가 과제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경주의 5천만 방문객 시대는 분명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 "그러나 관광의 성패는 방문객 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만족했으며, 다시 찾는가에 달려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