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시술해달라"… 90대男에 시달린 1인 미용숍 여성

입력 2026-01-09 0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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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후에도 반복 연락·매장 배회… 경찰 "스토킹 판단은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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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갈무리

1인 미용숍을 운영하는 여성 자영업자가 고령 남성의 부적절한 시술 요구와 반복적인 연락으로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서 반영구 화장과 착색 관리를 하는 1인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달 초 90대로 추정되는 노인 B씨로부터 사타구니 시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씨는 처음 통화 당시 B씨의 발음이 불분명해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잘못 걸린 전화로 생각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그러나 며칠 뒤 같은 번호로 다시 전화가 걸려왔고, 이번에는 B씨가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사타구니를 관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남자 관리는 안 한다"고 거절했으나 B씨는 "내일 오후 4시에 가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불안감을 느낀 A씨는 다음날 "전화로 얘기 드렸듯이 남자분 사타구니는 시술 및 상담하지 않는다"고 문자를 보냈다.

답장이 없자 실제 방문할 가능성을 우려한 A씨는 B씨가 오겠다고 한 당일 조기 퇴근을 했다. 이후 오후 4시쯤 매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B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매장 앞을 서성이다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검은 모자와 안경, 마스크를 착용하고 얼굴을 가린 B씨는 문이 열리지 않자 A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통화 시도에도 연결이 되지 않자 자리를 떠났다.

이후 독감으로 약 2주간 휴업했던 A씨는 영업을 재개한 지 1시간 만에 같은 번호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B씨에게 추가 연락이나 방문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로도 주의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A씨에게 "현재까지의 정황만으로는 스토킹 범죄로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이번에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고, 이후 같은 일이 반복되면 조치하자"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상대 남성의 성범죄 전력이나 정확한 거주지에 대해서도 문의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제공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해당 남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나이를 묻자 B씨는 "90살"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게에 연락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손수호 변호사는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지속적·반복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연락하고 찾아가는 등 행위를 스토킹으로 보는데 지금까지의 행동만으로는 스토킹으로 보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경찰의 경고와 방송 이후에도 또 같은 행동을 할 경우에는 그때에는 범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