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角) 세우면 통한다" 트럼프·다카이치 지지율 상승 전략

입력 2026-01-07 15:54:57 수정 2026-01-07 2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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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있는 적, 응징해 강한 지도자 이미지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향한 전환점 삼을지도
다카이치 지지율 고공행진, 조기 총선론 솔솔

지난해 10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함께 타고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도착한 뒤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함께 타고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도착한 뒤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외부의 적(敵)과 각(角)을 세울수록 강한 지도자 이미지는 견고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지율 추이가 알려주는 정설이다. 적을 재깍 손봐줄수록 핵심 지지층의 결집도는 높아진다. 정국 불안을 해소하고 전환점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여기저기 적, "트럼프는 합니다"

3일 새벽(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해온 미 행정부의 '확고한 결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회복에도 반영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가 5일 발표한 지지율은 42%였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3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취임 직후 지지율인 47%로 회복하는 과정이라 보는 시선도 있다. 43일간의 기록적인 정부 셧다운,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 악재 앞에 장사 없었다. 텃밭에서 치러진 선거마저 줄줄이 참패했다. 일명 '물가 안정 설명 전국 투어'에 나서야 했을 만큼 민심이 좋지 않았다.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며 벌인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며 벌인 '확고한 결의' 작전 성공 이후 미국 백악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미국 백악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그가 공개적으로 규정한 적들은 도처에 널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들을 응징하는 강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줄 호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내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석이조의 기회를 그가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반구 장악력 확보'라는 '돈로주의' 실현에 마땅히 정리돼야 할 적들이다. 그동안 벼르던 쿠바와 콜롬비아를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에 '까불면 다친다'는 메시지도 명확히 했다.

그의 으름장은 대체로 실현된다는 점에서 허투루 넘기기 어렵다. 마두로 압송 전에도 여러 차례 투항을 권고했다. 마두로가 모르쇠로 일관하며 되레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자 '확고한 결의'를 전격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이란에도 이미 두 차례 강하게 경고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망자가 속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을 구하러 갈 것이라며 사태 개입을 경고한 바 있다. 이는 곧 아야톨라 하메네이 신정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20일 도쿄에서 열린
지난달 20일 도쿄에서 열린 '중앙아시아+일본 대화'(CA+JAD, 카자드)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기 총선 유혹, 다카이치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보는 일본 국민들의 시선도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직후에도 여론은 호의적이다. 중일갈등 확산 이후 지지율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까지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70%를 오르내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는 75%까지 나왔다. 특기할 만한 것은 총리의 중국에 대한 자세를 상당수(8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아사히신문)는 점이다.

조기 총선 실시도 가시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집권 자민당 내에서 중의원 조기 해산론의 군불이 지펴졌다. 일본유신회와 연립내각을 형성하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꺼내들고 싶은 카드다. 두 당의 의석 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해 법안·예산안 통과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물가 관리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며 조기 해산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당내에서 조기 해산 기류가 강하게 감지된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6일 요미우리신문은 "해산을 전제로 한 분위기 변화가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자민당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 발 더 나갔다. 총리가 지난해 말 한 측근에게 "다음 선거에서는 자민당 공천만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결국 지지율 유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망언 등도 지지층 결집 재료가 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제의 침략전쟁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등 총리 취임 이전부터 강경한 극우 성향을 보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