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미사일 불완전 휴전…승자 없는 중동 재편

입력 2026-06-15 17:12:17 수정 2026-06-15 18: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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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재개방에 유가 안정 기대
핵·미사일 문제는 협상 과제로
美, 에너지 안정 성과에도 제한적 승리
이란은 체제 생존·제재 완화 기회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로 복귀하던 피난민들이 부르즈 라할 다리를 건너며 차량 창밖으로 승리의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로 복귀하던 피난민들이 부르즈 라할 다리를 건너며 차량 창밖으로 승리의 'V'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개방에 합의함에 따라 19일 상호양해각서(MOU) 정식 협약 체결 후 본격적인 협상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를 두고 양쪽 다 얻은 것 만큼이나 잃은 것도 확연하다는 평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석유가 흐르게 하라"는 그의 요구대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 등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제한적 승리만 거뒀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이 무기 비축량 고갈을 우려할 정도로 자원을 투입했지만 이란의 핵·미사일 문제나 대리세력 제거 등은 해소하지 못했다. 힘을 통한 평화보다는 힘을 쓴 뒤 협상테이블로 되돌아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란은 미군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민군을 막론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정권 생존과 이란 경제를 옭매던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 기회를 얻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간 MOU 초안에는 ▷이란 동결자산 일부 해제 ▷석유 제재 완화 ▷신규 제재 동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과 직접 전쟁을 치르고도 체제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저항의 승리'로 포장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차텀하우스는 이번 전쟁 후 이란이 향후 대외 위협에 대해 호르무즈해협 통행과 주변 중동 국가에 대한 공격을 생존을 위한 억지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이란의 전략적 손실도 적지 않다. 대리세력을 통한 '전진 방어' 전략이 타격을 입었다.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전력 등도 국제 협상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으로 역내 대이란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역효과도 불가피해 보인다.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가판대에서 시민들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을 다룬 신문을 읽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가판대에서 시민들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을 다룬 신문을 읽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 약화와 이란 핵·미사일 전력을 손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종전 합의에서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문제 논의를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이스라엘이 협상에서도 소외됐다고 판단할 경우 독자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도 이란의 저항에 피해를 입었다. 에너지시설뿐 아니라 항공, 금융, 관광 시설 등 신성장 동력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됐다.

이들 걸프국가들은 기존 미국 의존형 안보 구조와 자체 방어 능력 제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

역내 국가들 간에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등 지역적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사우디와 파키스탄 간 상호방위협정 체결이 대표적 사례다. 향후 호르무즈해협 우회 수출로 확보를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 ▷방공망 강화 ▷해협 봉쇄 재현 시 대응력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