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모니터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공개
'건강 중시' 라이프 스타일, 구매에 영향
첨가물 최소화한 '클린 라벨' 제품 선호
지난해 제품·서비스 중심에 있던 '웰빙'(well-being·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이 올해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헬시 플레저'(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 확산에 따라 식음료, 화장품 등 업계 전반에서 건강을 지향하는 추세가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 따라 소비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편안하고 단순한 소비 중시
데이터 분석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편안함과 단순함을 더욱 중시하게 되면서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가 선정한 올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는 ▷나만의 안식처(Comfort Zone) ▷있는 그대로(Fiercely Unfiltered) ▷웰니스는 과학(Rewired Wellness) ▷아시안 웨이브(Next Asian Wave) 등이다.
'나만의 안식처'는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라 일상 속 안정감과 단순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추세를 의미한다. 매일 같이 스트레스를 겪는 소비자들이 자연에 유래한 성분으로 만든 건강한 제품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 할 것이란 설명이다.
'있는 그대로'는 자신의 의견을 느끼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개성을 대담하게 드러내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흐름을 뜻한다. 신체와 정신 건강을 추구하는 '웰니스'가 각광받는 가운데 첨단 기술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품이 웰니스 제품이라고 인지하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지난해 체중 감량을 시도한 소비자 중 10명 중 1명(9%)은 GLP-1 계열 의약품(체중 감량을 돕는 호르몬 기반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49%)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성분이 포함된 프리미엄 뷰티 제품에 최대 10% 이상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류와 같은 아시안 문화가 인기를 누리며 시장에 반영된다는 '아시안 웨이브'도 올해 소비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다. 유로모니터는 K-뷰티, K-팝을 비롯한 아시안 문화 접점이 관련 팬 중심에서 대중 소비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중국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산 제품·서비스 수출 규모가 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리서치 총괄은 "아시안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 관심은 미디어를 통한 독특한 문화, 맛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됐으나 이제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섰다. 아시안 브랜드 제품의 고기능,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요소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목적 지향적 소비와 부합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브랜드 역시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일본, 중국, 홍콩, 동남아 브랜드 등과 경쟁해야 하는 구도에서 K-브랜드만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웰니스가 산업 전환 동력으로
올해 식품업계에선 웰빙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는 최근 연구자료를 통해 "초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전 세계 소비자 4명 중 1명 이상이 가공식품 섭취를 적극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건강한 식단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식습관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가공식품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필요한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한 '클린 라벨'(Clean Label) 제품을 더욱 선호하게 되면서 유기·자연식품 시장의 성장 기회가 창출되고, 가공식품 소매 판매량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건강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는 기능성 음료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에너지 드링크와 달리 카페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에너지 드링크나 식이섬유 강화 음료, 단백질 강화 음료 등이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의 웰빙 추구가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구매 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간소화된 성분 목록을 가진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는 식품과 음료산업 전반의 혁신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안 웨이브를 대표하는 K-뷰티 또한 웰니스 바람과 맞물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K-뷰티 온라인 판매액은 2024년 전체 판매액의 86%에 도달했다.
특히 K-뷰티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선두로 부상한 미국은 작년 1~3분기 전체 온라인 매출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C-뷰티와 K-뷰티 경쟁이 심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경우 영국과 독일이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2022년 3%였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로 뛰었다.
뷰티 영역에서도 소비자 선호도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웰빙 설루션' 방향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요구에 따라 K-뷰티 시장 또한 스킨케어에 집중했던 '1세대'에서 검증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특징으로 하는 '2세대'로 전환 중이라고 유로모니터는 해석했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 K-뷰티 2.0은 글로벌 뷰티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한국에서 개발된 뷰티 디바이스와 임상적으로 검증된 트리트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킨피케이션(피부 관리)' 열풍이 헤어케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