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느껴"…김병기, 前보좌관에 아들 예비군훈련 연기신청 시켰나

입력 2025-12-27 23:29:51 수정 2025-12-27 23: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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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아들의 예비군 훈련 연기 절차를 보좌진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 측은 해당 지시에 대해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26일 SBS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의 전 보좌진 A 씨는 지난 2022년 9월 1일 "김 의원 차남의 예비군 훈련 연기 방법을 알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예비군 훈련을 못 간다더라. 애가 그때 무슨 일이 있대.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병무청 관계자에게 김 의원 아들의 휴대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전달하고 연기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고 한다.

또 차남이 시험을 이유로 훈련 연기를 신청한 만큼 해당 자격증 시험 수험표를 출력하고, 관련 서류를 병무청에 팩스로 발송한 일 역시 자신이 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냥 애한테 맡겨두지만 말고 병무청이랑 얘기를 하라"고 한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내가 이걸 해야 되나 진짜 되게 모멸감을 많이 느꼈다"며 의원 가족의 사적 업무까지 보좌진에게 맡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그런 지시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면서 "차남이 A 씨에게 훈련 연기가 가능한지를 물었고, A 씨가 병무청에 직접 문의해 해결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앞서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이용, 가족 의료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입장 발표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지호 대변인은 "매우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입장 정리에 시간을 좀 줘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 같으면 이런 얘기가 나오면 굉장히 깊게 고민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30일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