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진의 관건, 최원태의 성장

입력 2025-12-25 13: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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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 정규 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서 맹위
자신감 회복, 내년엔 선발진 핵으로 거듭 나야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기초가 탄탄해야 오래 버틴다. 프로야구 2026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대권에 도전한다. 선발투수진이 안정돼야 정규 시즌에서 살아남은 뒤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넘볼 수 있다. 삼성으로선 4선발 최원태의 분발이 필수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 각 팀은 144경기씩 치른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면 일단 정규 시즌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마지노선은 5위. 하지만 그 정도 성적으로는 우승하기 어렵다. 정상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하다.

올 시즌 삼성이 그랬다. 정규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엔 나갔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진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3개나 됐다. 앞선 두 고비는 넘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에 막혔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회말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회말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당시 삼성은 포스트시즌에서만 11경기를 치렀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 시즌과는 무게감이 확 다르다. 그만큼 체력 부담이 더 크다. 잇따라 명승부를 연출하며 큰 박수를 받았지만 끝내 왕좌에 앉진 못했다. 정규 시즌 순위가 더 높았어야 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박진만 감독의 생각도 같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난 뒤 "포스트시즌에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며 "우승을 노려보려면 정규 시즌에서 상위권에 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올 시즌 불펜이 불안했다. 그래도 버틴 건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편이었던 덕분.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 최원태가 꾸준히 등판했고 이승현과 양창섭 등이 힘을 보탰다. 내년에도 선발투수진이 잘 버틸 거란 기대를 받는다.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의 투구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의 투구 모습. 삼성 제공

그래도 올해 활약 정도론 부족하다. 정상에 도전하려면 선발투수진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특히 최원태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최원태는 정규 시즌 27경기에 나서는 등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긴 했다. 하지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쳤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주는 게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 하지만 최원태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횟수는 8번에 불과했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가는 일이 많았다는 뜻. 9월 이후엔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구위는 괜찮았다. 하지만 묵직한 공이 원하는 대로 꽂히지 않았다. 더 강하게 던지려다 제구가 흔들렸다. 그래도 막판 자신감을 얻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0으로 맹위를 떨쳤다. 삼성 팬들은 최원태에게 열광했다. 최원태도 웃음을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이젠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돼야 할 때다. '선발 왕국'이 되려면 최원태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줄 필요가 있다.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 확신할 순 없기에 더욱 그렇다. 기대대로 된다면 정상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