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정규 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서 맹위
자신감 회복, 내년엔 선발진 핵으로 거듭 나야
기초가 탄탄해야 오래 버틴다. 프로야구 2026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대권에 도전한다. 선발투수진이 안정돼야 정규 시즌에서 살아남은 뒤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넘볼 수 있다. 삼성으로선 4선발 최원태의 분발이 필수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 각 팀은 144경기씩 치른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면 일단 정규 시즌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마지노선은 5위. 하지만 그 정도 성적으로는 우승하기 어렵다. 정상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하다.
올 시즌 삼성이 그랬다. 정규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엔 나갔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진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3개나 됐다. 앞선 두 고비는 넘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에 막혔다.
당시 삼성은 포스트시즌에서만 11경기를 치렀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 시즌과는 무게감이 확 다르다. 그만큼 체력 부담이 더 크다. 잇따라 명승부를 연출하며 큰 박수를 받았지만 끝내 왕좌에 앉진 못했다. 정규 시즌 순위가 더 높았어야 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박진만 감독의 생각도 같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난 뒤 "포스트시즌에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며 "우승을 노려보려면 정규 시즌에서 상위권에 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올 시즌 불펜이 불안했다. 그래도 버틴 건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편이었던 덕분.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 최원태가 꾸준히 등판했고 이승현과 양창섭 등이 힘을 보탰다. 내년에도 선발투수진이 잘 버틸 거란 기대를 받는다.
그래도 올해 활약 정도론 부족하다. 정상에 도전하려면 선발투수진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특히 최원태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최원태는 정규 시즌 27경기에 나서는 등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긴 했다. 하지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쳤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주는 게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 하지만 최원태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횟수는 8번에 불과했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가는 일이 많았다는 뜻. 9월 이후엔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구위는 괜찮았다. 하지만 묵직한 공이 원하는 대로 꽂히지 않았다. 더 강하게 던지려다 제구가 흔들렸다. 그래도 막판 자신감을 얻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0으로 맹위를 떨쳤다. 삼성 팬들은 최원태에게 열광했다. 최원태도 웃음을 찾았다.
이젠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돼야 할 때다. '선발 왕국'이 되려면 최원태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줄 필요가 있다.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 확신할 순 없기에 더욱 그렇다. 기대대로 된다면 정상에 가까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