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도 야단친다"…李대통령, 직접 밝힌 '업무보고 생중계' 이유

입력 2025-12-23 17:35:04 수정 2025-12-23 17: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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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 아내도 '잘한 것을 칭찬해야지 문제가 있는 걸 지적하면 되느냐'고 야단을 친다."(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각 부처 생중계 업무보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부처별 업무보고는 이날 해수부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이재명 정부는 모든 보고를 국민에게 생중계하는 방식을 처음 도입해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제가 업무보고를 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며 국민이 공직 운영의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란 게 딱딱한 남의 일이라 국민들께서 관심갖기 어렵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며 "국정의 주체인 국민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이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대리인이고 머슴이다. 주인의 이익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일을 해야 하고, 그 과정을 주인에게 잘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당당히 일을 잘 하면 숨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형식적인 과거 업무보고 관행을 비판하며 "조직의 최종 책임자가 그 자리에서 얻게 되는 명예, 혜택, 이익만 누리고 책임과 역할을 안 하는 것은 눈뜨고 못 봐주겠다"며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운명을 좌우한다. 주관자들의 태도, 마인드, 행동에 달려 있다. 특히 공직은 더더욱 그렇다. 우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기들이 책임질 문서의 내용도 모르면 말이 되겠느냐. 보고서 안에 있는 질문을 하면 최소한 자신이 쓴 내용의 의미는 알아야 한다"며 "조직 전체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잘못된 건 고치고 새롭게 시도하며 활력있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생중계 보고 방식에 대한 일부 시선에 대해서는 "권위가 없다. 품격이 없다는 비난도 있지만 관심도를 제고한 것은 성과"라고 했다.

이어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문제가 있으면 지적을 할 텐데, 제가 말이 없으면 잘한 것"이라며 "제 아내도 '잘한 것을 칭찬해야지 문제가 있는 걸 지적하면 되느냐'고 야단을 치는데, 잘한 것, 칭찬할 것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니까 그건 이해를 좀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관료 조직에 대한 변화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가장 구시대적일 수 있고, 가장 젊은 신참이 현실적일 수 있다"며 "부서 내에서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시켜보고, 신참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보라. 꼰대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며 "국정이란 게 남의 일 같지만 사실은 국민의 일"이라며 "나와 내 가족, 자녀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6개월 후 다시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임을 밝히며, 공직자들에게 업무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