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홍형식] 윤석열 지지율, 50% vs 12%

입력 2025-12-09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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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윤석열 전 대통령은 1년 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리고 국회가 4일 새벽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2시간 37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 파장은 엄청났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고,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하여 야당이 되었다.

지난주 탄핵 1년을 맞아 국민의 시선은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 그중에서도 장동혁 대표의 입을 주목했다. 그러나 장 대표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에 방점을 둔 발표에 사실상 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고들 보고 있다.

정당은 선거를 통한 집권이 목표다. 따라서 정당 대표의 가장 큰 책무는 선거에 이기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그 방법은 정세 분석에 따른 선거 전략이다.

먼저 정세 분석은 우세⋅열세 여부를 판단하고, 우세이면 고정표만 지켜도 이기기에 고정표 지키기 전략으로, 열세면 고정표만 지키면 필패이기에 중도층 지지를 얻기 위한 개혁과 혁신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 선거 전략의 불문율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우파가 더 많고, 우파가 똘똘 뭉치면 정체성 없는 중도층은 자연 따라 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윤 어게인'이다. 거의 종교적 신념이다. 그러한 판단의 근거는 윤석열 지지율이 50%라는 환상이다.

그럼 과연 윤석열 지지율이 50%일까? 그렇다면 '윤 어게인'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갤럽의 역대 대통령 평가 조사(11월 25~27일)에서 윤석열 긍정평가는 12%였다. 역대 대통령 중 꼴찌다. 혹자는 계엄 이후 올해 초 여러 조사에서 50%도 나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그 수치도 지지 이유를 제대로 심층 분석하지 않은 헛수였다.

당시 한길리서치와 쿠키뉴스의 조사(2월 8-11일, 1,000명)에서 윤석열 지지율은 44.7%였는데, 지지층만 대상으로 한 지지이유 질문에서 '민주당이 탄핵하는 과정이 잘못되어서'가 34.7%, '이재명 대표에 반대해서'가 12.3%,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쉽게 탄핵하는 것을 반대해서'가 24.7%였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잘했기 때문에'는 25.8%였다. 즉 윤석열 지지 44.7%의 절반은 민주당⋅이재명에 대한 거부의 표시였고, 4분의 1은 제도적 안정을 바라는 것이었고, 4분의 1(25.8%)만이 순수한 윤석열 지지인데, 지지자 447명의 25.8%를 1,000명으로 환산하면 실제 지지율이 11.5%가 된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지지는 지금이나 계엄 직후 올해 초에도 11%~12%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윤 어게인'의 50% 헛수로 정세를 판단하는 듯하다. 그래서 우파만 먼저 똘똘 뭉치면 된다고. 그러나 실세로는 12%만 뭉치고 있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계엄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사과 및 정리는 진작 했어야 했다. 국민의힘과 같은 당 소속 대통령이었기에 그래도 탄핵 전까지는 못했다고 치자.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후에는 했어야 했다. 그 후에 정권을 넘겨준 대선 패배 직후, 그리고 장동혁 새 대표가 선출되었을 때라도 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는 12월 3일 계엄 1년이 되는 지난주에는 반드시 했어야 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대표의 오찬 약속을 취소하고 중진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한다. 이미 늦었다. 마지막 데드라인을 넘겼다. 물론 이후라도 여러 의견을 들어 국민이 납득할만한 입장 표명과 정리를 하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들 누가 진정성으로 받아들이겠는가? 선거 앞두고 등 떠밀린 억지춘향으로 볼 것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제는 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호떡 장사를 해도 고객이 88명이 오고 가는 길목에서 해야지, 12명이 오고 가는 후미진 곳에서 파는 것이 잘 팔릴까? 어떻게 해야 할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다. 집권까지 한 보수 정당이 호떡 장사꾼이나 삼척동자보다도 더 못 해서야 어떻게 선거에 이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대통령을 내세울 것 같으면 100명 중 12명만 긍정 평가하는 윤석열이 아니라 차라리 62명이 긍정 평가하는 박정희를 내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