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실종된 40대 남성이 유튜버의 생방송 도중 시청자의 제보로 발견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다. 실시간 방송과 시민의 관심이 더해져 기적 같은 재회가 이뤄진 셈이다.
이같은 사연은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이로이'에 올라온 '유튜브 생방송 중 실종자를 찾았다'는 제목의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관심은 기적을 만들고 작은 용기는 한 사람의 삶을 바꿉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영상에 따르면 유튜버 A씨는 지난 21일 밤 광주의 거리에서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던 중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걷는 중년 남성을 발견했고, 이상하게 여긴 그는 남성을 따라 인형뽑기 가게로 들어갔다.
유튜버 A씨는 남성과 말을 주고받으며 인형을 함께 뽑았고, 이후 가게 밖으로 나와 길가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남성은 자신을 "23살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이름, 학교, 학과까지 밝혔으며 "군대는 연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외모나 말투는 A씨보다도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다. A씨는 음료수를 좋아한다는 이 남성에게 음료를 사줬고, 늦은 시간 남성의 귀가를 함께 걱정하기도 했다.
이후 연락처를 주고받지 못한 채로 남성과 헤어진 A씨는 방송 시청자 중 한 명이 남긴 댓글을 발견했다. "저 사람 제보할 거 있다"는 문구와 함께 '실종자 안내 문자'를 언급한 내용이었다. 댓글을 확인한 A씨는 즉시 실종 경보 문자에 첨부된 링크를 열어봤고, 문자에는 해당 인물의 사진을 비롯해, 이름, 인상 착의, 실종 시점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었다.
즉시 경찰에 신고한 A씨는 남성을 다시 찾아 나섰고, 멀지 않은 거리에서 그를 다시 발견했다. A씨는 "대화를 더 나누자"고 자연스럽게 말을 걸며 시간을 벌려 했지만, 남성은 이를 거절하고 혼자 걸음을 옮겼다.
A씨는 눈에 띄지 않게 뒤를 따르며 경찰에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했고, 얼마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다. 실종자 김모 씨였다. 김씨는 실종 6일 만에 가족과 재회했다.
A씨는 "실종자 안내 문자 알림을 평소 꺼두고 있었는데, 구독자분의 제보가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것"이라며 "눈썰미 좋은 시청자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실종 경보 문자 제도는 2021년부터 시행돼 실제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에 기여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6월 9일부터 약 100일간 전국에 발송된 실종 경보 문자 167건 중 60건이 시민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가운데는 치매 환자 48명, 지적장애인 등 11명, 미성년 아동 1명 등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