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급감·특성화고 선호 영향…대구 일반고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

입력 2025-11-26 19:30:00 수정 2025-11-26 19: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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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줄어든 일부 학교들은 존폐 기로 놓이기도
학군지 쏠림 심화…"교육 불균형 대응할 대책 필요"

대구 수성구 한 중학교 앞에 입시설명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영경 기자
대구 수성구 한 중학교 앞에 입시설명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영경 기자

대구 지역 고교들이 예전에 비해 신입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가장 크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며 학교들은 사실상 존폐 기로에 처했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폐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문을 닫는 초·중·고교는 모두 4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모두 33곳이던 폐교는 2021년 24곳, 2022년 25곳, 2023년 22곳으로 주춤하다 지난해 33곳에 이어 올해 49곳으로 급증했다. 올해 입학생이 0명인 학교도 전국적으로 182곳에 달했다.

대구 지역 고등학교 신입생 수는 10년 후엔 현재보다 5천여 명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신입생 수는 1만9천242명이지만 10년 후인 2034년도에는 5천103명 감소해 1만5천153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일반계 고등학교 대신 특성화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비중이 증가한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 지역 15개 특성화고는 3천161명 모집에 3천681명이 지원해 평균 입학지원율 1.17대 1을 기록, 전년(1.01대 1)을 웃돌았다. 5개 마이스터고도 618명 모집에 1천159명이 지원해 1.88대 1로 전년(1.80대1 )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교 입시에서 대구 시내 일반계 고교가 2004년 이후로 20년 만에 정원 미달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다수의 일반계 고교가 정원 미달을 겪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수 부족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운 학교도 나타나고 있다. 도시 지역의 선호 학군으로 학생 쏠림이 심화하면서 농어촌뿐 아니라 도심 외곽 일반고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내신 확보가 수월한 학교를 찾아 이동하면서 교실 공동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학교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앞으로 수성구와 비수성구 학교 간 학생 수 격차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