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인 남편 "아내가 탈취제 등을 피워서 냄새 못 맡았다"
경기 파주시의 한 군부대 부사관의 아내인 30대 여성이 장기간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심각한 욕창과 감염 상태로 발견된 뒤 결국 숨진 사건이 발생한 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유족이 심각했던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그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 "절대 몰랐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파주시 광탄면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30대 여성 A씨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채 이불을 덮고 있었고, 전신이 오물로 뒤덮여 있었다. 하지 부위는 욕창과 감염이 깊게 진행돼 피부 괴사까지 발생한 상태였다.
A씨는 병원 이송 도중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결국 그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
병원 의료진은 심각한 욕창 부위 등을 근거로 방임 정황을 의심해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남편 B상사는 중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됐고, 군인 신분임을 고려해 사건은 군사경찰로 이관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B상사는 지난 8월 이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내에게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약 3개월 동안 욕창이 악화됐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B상사는 평소 "아내를 잘 돌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장모에게 매일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들이 방문 의사를 밝히면 "아내가 공황장애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발작을 하며 쓰러진다. 가족들이 집에 오면 죽겠다고 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B상사는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탈취제와 인센스 스틱을 머리가 아플 정도로 피워서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의 언니인 C씨는 관련 사진을 JTBC에 공개하며 B상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C씨는 "'사람이 썩었다'는 표현 밖에 할 수 없다. 종아리가 딱딱하게 썩어들어갔고, 구더기가 있었다. 오른쪽 겨드랑이엔 구멍도 있었다"며 "변 덩어리들이 있었고, 바닥에 눌어붙어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정신과를 간 것 같지도 않다. 마지막으로 병원 간 것은 지난해 6월 1일이다"고 주장했다.
육군수사단은 B씨를 구속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