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이스라엘을 가다] 국방부 방산기술 총괄…무기 수출 세계 10위권

입력 2025-11-23 13:20:22 수정 2025-11-23 14: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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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방산 강국 이스라엘의 현주소
인재 조기 선발~군복무~방산기업 근무 선순환
방산기업 수 300개 이상…스타트업도 수백개
수출 품목 미사일, 로켓, 방공시스템 절반 차지
한국과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 등 협력 모색

아이언돔 미사일 발사 장면. 이스라엘 국방부 제공
아이언돔 미사일 발사 장면. 이스라엘 국방부 제공

이스라엘은 방위산업(방산)의 강국이다.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은 세계적 명성을 날리고 있다. 무기 수출 규모는 세계 10위권을 자랑한다. 방산은 국방부가 주도하고 인력 양성은 인재 조기 선발과 군복무, 방산 기업 근무라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아이언돔 개발사인 라파엘(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 방문을 계기로 이스라엘 방산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국방연구개발국, 방산의 중심축

이스라엘 방산의 중심축은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개발국(MAFAT)이 핵심이다. 기본 연구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무기, 센서, 통신·지휘통제, 전자전, 방어시스템 등 첨단 방위기술 개발을 총괄한다. 또 IDF(이스라엘방위군), 방위산업체, 학계, 스타트업과의 협력 및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아울러 ▷국제계약 및 협력 관련 연구개발, 장비 및 기술의 해외 수출 지원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과 실전 배치 ▷국제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지원한다.

이스라엘 교육정책도 방산 발달을 유도한다.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에 바탕을 두고 인재 조기 선발을 통해 대학, 군복무, R&D 등 연결 체계를 갖는다. 방산 엘리트 기술 전문 장교 육성 코스인 Talpiot 프로그램, 학사·석사과정을 통한 군 기술 복무자로 양성하는 Psagot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인재는 전역 후 민간 하이테크 또는 스타트업 산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설계돼 있다. 방산 기술이 발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이언돔 미사일 발사 장면. 이스라엘 국방부 제공

◆국영 방산기업·스타트업 탄탄

이스라엘 방산 기업은 일부 국영기업이고 대부분은 민영화 또는 중소기업 형태로 운영된다. 방산 분야 기업 수는 현재 국영, 민간 기업 포함 3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산 3대 국영기업은 라파엘(Rafael), 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이 주축을 이룬다. 라파엘은 미사일, 대공 방어, 전자전, 수중 시스템 등 첨단 방어 시스템 설계·개발이 주력이다. IAI는 군용항공기, UAV(무인기), 우주·공중 정찰, 항공전자장비 등 항공우주 분야를 선도한다. 엘빗 시스템은 항공전자, 전자전, 무인기, 군수장비 등 다양한 방산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도 방산에 한몫하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에 제품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은 수백 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설립한 비영리기관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SNC)에서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 전체 스타트업은 현재 7천개가 넘는다.

국영 방산기업 라파엘 전시실에 비치된 각종 미사일 모형 무기들. 라파엘 제공
아이언돔 미사일 발사 장면. 이스라엘 국방부 제공

◆방산 수출 규모, 5년새 5배 껑충

이스라엘 방산 기업의 수출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 및 국제방산협력국(SIBAT)가 발표한 방산 수출 통계를 보면 2024년 방산 수출액은 약 148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3년 130억 달러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다. 5년 전인 2020년 대비 거의 2배로 성장했다.

수출 품목은 미사일, 로켓, 방공시스템이 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은 차량 9%, 위성 및 관련 장비 8%, 레이더 및 전자전 시스템 8%, 유인기 및 항공전자장비 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유럽 국가(54%)에 집중됐다. 독일(13%)과 영국(7%)이 최대 수출국이다. 아랍 국가 12%, 아시아 국가 23%를 점유한다.

방산 수출 지원은 SIBAT가 주도한다. SIBAT는 정부 간 계약(G2G) 체결, 해외 공식 대표단 방문 주선, 기술 협력, 조인트벤처 설립, 마케팅 및 군수 자재 판매 지원 등 종합적인 수출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국영 방산기업 라파엘 전시실에 비치된 각종 미사일 모형 무기들. 라파엘 제공

◆韓-이스라엘 방산 협력 확대

한국과 이스라엘은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한국과 미사일 방어기술 공유 의사를 밝히고 협력을 제안했다. 아이언돔 개발사인 라파엘도 지난 9월 한국에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인 '스카이소닉'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

경북도도 라파엘과 방산 협력을 모색중이다. 경북에는 정밀 기계, 전자부품, 소재 산업이 잘 발달돼 있다. 지난 9월 라파엘과 기술 협력, 방산 제조 분야 공동사업 발굴 간담회를 열었다. 라파엘 측 관계자는 "한국의 방산 기술이 매우 우수하다"며 "특히 구미와 김천 지역을 이스라엘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방산 기업간 협력도 늘고 있다. 한국의 현대로템과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은 지난 9월 한국군 주력 전차 K2에 이스라엘산 능동 방어체계 '트로피(TROPHY)'를 탑재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스라엘에서 김동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