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의 '뚝심' 승부수…'AI 심장' 미국에 최대 변압기 공장 짓는다

입력 2025-11-18 17: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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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2천300억원 투자...美 멤피스 공장 대규모 증설, AI발 전력특수 정조준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인공지능(AI) 혁명'의 심장부인 미국 전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천300억원(1억5천7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승부수를 띄웠다. AI 데이터센터 폭증과 노후 전력망 교체라는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 '전력 골드러시'에 비유될 만큼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2040년까지 총 425GW(신규 116GW, 추가 309GW) 규모의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송전할 인프라다. 해법은 '765kV 초고압 송전망'이다.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대용량 전력 처리에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이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와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 이미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효성중공업은 이 멤피스 공장에 2028년까지 1억5천7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50% 이상 끌어올리기로 했다. 2020년 공장 인수부터 이번 증설까지 총 3억 달러(약 4천400억원)가 투입되는 셈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AI가 가져올 싱귤래러티(특이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온 조현준 회장의 선제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은 2020년 멤피스 공장 인수 당시, 여러 리스크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 전력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과감하게 인수를 밀어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력 시장은 연평균 7.7%씩 성장해 10년 뒤 약 37조5천억원(257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현지 생산기반 강화를 통해, 증가하는 고객사의 '적기 공급 요구'를 충족시키며 미국 시장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실히 쥔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설비뿐 아니라 전력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이 미래"라며 "북미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No.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올 3분기 매출 1조6처241억원, 영업이익 2천19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1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수주잔고는 1년 전보다 52%나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