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업 10곳 중 8곳 '레드오션' 진입…산업 대전환 '골든타임'

입력 2025-11-10 15: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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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상의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 결과
성숙기 혹은 쇠퇴기 진단…기반 산업 섬유는 90% 상회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중심 전환도 한계 명확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대구지역 제조업 기업 10곳 중 8곳은 자사의 주력 제품의 시장이 '레드오션'(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주력 업종은 섬유에서 자동차부품으로 전환됐으나 성장이 정체되면서 돌파구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 쇠퇴기 진입, 비수도권 한계도 명확

10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제조기업 30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7.0%는 자사 핵심 제품이 성장이 둔화되는 '성숙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답했으며 시장이 축소되는 '쇠퇴기'라고 답한 기업도 26.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섬유(92.9%), 자동차부품(89.5%), 기계·금속(82.5%) 순으로 주력 제품이 이미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진입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산업계를 지탱하는 핵심 업종의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주력 제품의 경쟁력이 향후 5년 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38.0%를 차지했다. 반면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8.5%에 그쳤고,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5%로 나타났다.

경쟁력 약화의 주된 요인은 ▷원자재·인건비 등 생산비용 상승(61.8%) ▷관련 산업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41.2%) ▷경쟁 격화로 인한 시장 내 공급 과잉(36.8%) ▷인력난 및 전문 인재 부족(10.3%) 순으로 집계됐다.

신산업 전환 대응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3.7%가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기계·금속(70.0%), 섬유(67.9%), 자동차부품(60.5%) 등 주력 산업군도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장성과 사업성에 대한 확신 부족(43.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비수도권의 한계로는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47.7%) ▷자금 접근성 부족(19.3%) ▷산업 생태계 및 인프라 미흡(17.4%) ▷관련 정보 접근성 제한(3.7%) 등을 지적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 대구 생산액 감소···체질개선 시급

대구상의는 전국 제조업 생산액에서 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국 시도별 제조업 생산액 현황을 보면 1999년 기준 전국 3.0%를 차지했던 제조업 생산액 비중은 2023년 기준 2.0%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액은 전국(188조 6천732억원→672조 5천550억원)으로 3.57배 증가한 반면, 대구(5조5천904억원→13조6천182억원)는 2.4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구의 주력 업종은 섬유에서 기계·금속 및 자동차부품 중심으로 전환됐다.

1999년 기준 대구의 대표 산업은 섬유로, 당시 제조업 부가가치의 35.0%를 차지하며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그 비중이 지속 감소해 2023년에는 8.4%로 축소됐다.

기계·금속 산업의 부가가치는 1999년 20.8%에서 2023년 35.8%로 꾸준히 성장하며 대구 제조업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 산업은 14.8%에서 18.0%로 상승했다.

다만 지역 기업 대다수는 완성품이 아닌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로 내수 중심 산업 생태계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위탁생산 비중이 높아 자체 브랜드와 기술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가 드물고, 이를 추진할 인력·자본·네트워크도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상의는 지역 제조업 부흥을 위해 기반 산업의 첨단화와 신산업 융합, 인공지능(AI) 전환을 통한 산업 혁신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구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차·로봇·의료기기·첨단소재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산업 구조를 첨단화하고,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대전환 정책을 실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