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삼성·현대차와 'AI 동맹' 강화…HBM·자율주행 협력 확대

입력 2026-03-17 20: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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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SAP센터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SAP센터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은 사진은 엔비디아 GTC 행사장에 전시한 삼성전자 HBM4E 제품. 연합뉴스
작은 사진은 엔비디아 GTC 행사장에 전시한 삼성전자 HBM4E 제품.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현대차와의 연대를 강화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맺은 '깐부 동맹'이 한층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젠슨 황 "땡큐 삼성전자"···HBM 공급 공식화

황 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인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에 감사를 표하며 양사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이날 그는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Groq)3' 언어처리장치(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지금 최대한 빠르게 생산을 늘리고 있다. 삼성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록3 LPU는 엔비디아의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역할을 나눠 추론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칩이다. 황 CEO의 이번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가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역시 GTC 행사장에 마련한 전시장을 통해 차세대 HBM인 'HBM4E'의 실물 칩과 적층용 칩인 '코어 다이' 웨이퍼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며 메모리 부문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올 하반기 샘플 출하를 목표로 하는 HBM4E는 핀당 16Gbps(초당 기가비트) 전송 속도와 4.0TB/s(초당 테라바이트) 대역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양산 출하를 개시한 최신작 6세대 HBM4의 13Gbps 전송속도와 3.3TB/s 대역폭을 뛰어넘는 수치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가파르게 램프업(증산)을 하고 있고 (생산에) 크게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HBM에서 HBM4를 절반 이상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며 "공급이 약간 부족한 상황이면 프리미엄 제품으로 공급을 집중하는 것이 전체 산업 측면에서 좋다"고 예고했다.

◆ 현대차 자율주행·SDV 협업 강화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한다. 회사는 자체적인 SDV 역량과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설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2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선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레벨4 로보택시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기술을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양사 간 협업 확대는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현대차그룹은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NVIDIA DRIVE HYPERION)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할 수 있는 통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하이페리온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를 묶은 표준 설계구조를 뜻한다. 자동차 제조사(OEM)가 표준 설계구조를 각 사 실정에 맞게 개조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아키텍처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3 자동차 제조회사의 경험을 활용해 자사에 최적화된 SDV 아키텍처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하이페리온 도입을 계기로 영상·언어·행동 데이터 수집, AI 학습·성능 향상, 실제 차량 적용, 데이터 품질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조직(GSO) 담당 부사장은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확대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그룹 전반에 걸친 원팀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레벨 2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부터 레벨 4 로보택시 서비스까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