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CEO 150여 명 참석…사찰음식 만찬으로 '경주의 밤' 빛내
 
                    
천년 고도 경주가 세계 경제인의 만찬장으로 변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을 맞아 경북도가 마련한 만찬장에서는 신라의 전통과 현대 산업 비전이 한자리에 어우러졌다.
경북도는 30일 오후 경주시 황룡원 야외 잔디마당에서 '2025 APEC 개최지역 단체장 초청 CEO 특별 환영 만찬'을 열고 글로벌 기업인들과 지역 단체장이 함께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이날 만찬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이 공동 주최했으며,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사이먼 칸 구글 부사장 등 세계 주요 기업 CEO와 고위 임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의 등 뒤로 우뚝 서 있는 거대한 9층 목탑 구조 건축물은 마치 신라 시대로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미디어 패널에 비치는 월정교 야경과 아름다운 첼로 선율은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VIP 영접 및 환담으로 시작해 개식 선언, 오케스트라 문화공연, 도지사 환영사, 경주시장 축사 순으로 이어졌다. 이후 현장 만찬과 일루전 퍼포먼스가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지역 문화공연을 감상하며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환영사에 나선 이 도지사는 "경주는 천년 고도 신라의 수도로, 문화와 혁신, 그리고 세계 교류의 중심지였다"며 "그야말로 고대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릴 만한 도시"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회의는 단순한 공식 행사가 아니라 경제와 문화, 그리고 사람을 하나로 잇는 연대의 축제"라며 "경주는 과거의 유산 위에서 미래 산업을 열어가는 역동적인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 도지사는 경북의 산업 비전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경북과 경주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지향적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며 "문화가 혁신을 이끌고, 혁신이 다시 성장을 견인하는 현대적 세계도시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 음식은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이 준비했다. 은은한 단맛의 배와 소화에 좋은 좁쌀죽, 향긋한 더덕과 숙성 장으로 맛을 낸 두부냉채 등이 식탁에 올랐다. 담백한 두부와 우엉 요리, 송이버섯을 호박잎에 감싸 구운 '송이버섯 호박잎구이' 등도 글로벌 기업인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선재 스님은 직접 음식 코스를 소개하며 "한 그릇의 음식에는 자비와 평화, 조화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