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앞 세 거물"…젠슨황, 이재용·정의선과 '깐부회동' 의외의 장소?

입력 2025-10-30 12:31:13 수정 2025-10-30 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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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년만에 방한하는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30일 서울 삼성역 인근의 '깐부치킨'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세계 반도체와 모빌리티 산업을 대표하는 이들이 이른바 '치맥'(치킨과 맥주) 자리에서 만남을 갖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엔비디아 측 제안으로 추진됐다. 황 CEO는 한국의 치맥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자유롭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실무진의 요청을 받아 일정을 조율했다.

이날 회동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브랜드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행사 직후,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장소는 황 CEO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지난해에도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를 앞두고 TSMC 창립자 모리스 창, 미디어텍 CEO 릭 차이 등과 함께 닝샤 야시장을 방문해 현지 음식을 즐기는 등 격식을 차리지 않는 행보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경주에 머물다 이날 서울로 올라와 회동 후, 다시 경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할 계획이다. 황 CEO도 다음 날인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특별세션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친목의 의미를 넘어, 세 기업 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연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업 중이며, HBM3E 12단 제품의 납품을 앞두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올해 1월 엔비디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등 AI 기반 기술의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동 장소로 깐부치킨이 선택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단순한 식당 선택을 넘어, 장소의 '이름'에 주목하고 있다.

깐부는 친한 친구나 동료, 짝꿍 또는 동반자를 뜻하는 한국어 은어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바 있다. 수많은 치킨 브랜드 가운데 이 프랜차이즈가 회동 장소로 낙점된 것은 이런 상징적 의미가 고려된 선택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오는 31일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고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