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대책 역설, 금융취약계층 3억 이하 대출 급감…'6억 꽉 채운' 매수는 증가

입력 2025-10-29 15: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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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영 의원 "실수요자 주거 사다리 끊겨" 비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음에도 6억원 한도를 꽉 채운 '영끌' 매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3억원 이하 대출은 급감해, 정부 규제가 상대적으로 소득이나 신용이 부족한 청년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주거 사다리'를 끊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충북 제천·단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자금조달계획서(5만6425건)를 전수 조사한 결과, 6·27 대출규제 이후인 지난 7~9월 서울 지역의 주담대 포함 거래는 총 7천2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천497건) 대비 23.9% 감소했다.

하지만 대출액 5~6억원 구간의 거래는 118.7% 폭증했다. 이 구간에서 30~40대의 거래 비중은 89.0%에 달했으며, 평균 대출 금액은 30대 6억1천937만원, 40대 6억1천588만원으로 6억원 한도를 초과했다. 주담대 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원해 한도를 꽉 채워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5억원 이하 대출 거래는 대출 금액이 작을수록 감소폭이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대출액 구간별로 ▷4~5억원은 19.7% ▷3~4억원은 23.7% ▷2~3억원은 39.8% ▷1~2억원은 44.5% 감소했다. 1억원 이하 대출 거래는 45.4%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특히 6억원 한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20·30대의 3억원 이하 주담대 거래가 치명타를 입었다. 올 7~9월 20·30대의 3억원 이하 대출 거래는 4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8건)보다 47.6% 급감했다. 이는 40대(-46.3%), 50대(-38.9%) 등을 포함한 전 연령층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엄태영 의원은 "정부의 투기 억제에만 초점을 둔 대출 틀어막기가 시장 경색으로 이어졌다"며 "내 집 마련에 나선 서민·실수요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도한 대출규제가 지속된다면 빚내서라도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를 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