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719건·추징 2979억 원…고금리 여파로 감소세
수도권 과열·고가 아파트 자금출처 검증 강화로 조사 확대 예고
최근 4년간 부동산 거래 관련 세무조사 건수가 약 1천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했던 시기와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국세청이 자금 출처 검증을 강화하고 있어 세무조사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부동산 세무조사를 모두 3천719건 진행해 2천979억원을 추징했다. 2020년 4천711건이던 조사 건수는 2021년 4천480건, 2022년 4천446건, 2023년 3천904건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였다. 추징세액 역시 2020년 3천213억원에서 지난해 2천979억 원으로 7.3% 줄었다.
국세청은 부동산 세무조사가 실제 거래로부터 약 1~2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2~2023년 주택 거래 둔화가 지난해 세무조사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고 거래량이 늘면서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이른바 '한강벨트' 등 고가 주택 거래와 외국인·연소자 명의 취득 사례를 중심으로 자금 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달 1일에는 서울 초고가 아파트 거래자와 탈세 혐의가 있는 외국인·연소자 등 10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15일 "시장 안정이 확인될 때까지 자금 출처 조사 건수와 대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유형별로는 양도소득세 관련 조사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의 약 90%인 3342건이 양도소득세 조사였으며, 자금 출처 조사는 338건(9.1%), 기획부동산 관련 조사는 39건(1%)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천457건(39.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부청(17.7%), 부산청(12.8%), 인천청(10.1%) 순이었다. 대전·광주·대구청은 모두 6%대 수준을 기록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반드시 뿌리 뽑고 끝까지 세금을 추징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조사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