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 운영 천즈, 홍콩·싱가포르 초호화 부동산 소유 드러나

입력 2025-10-19 19: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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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이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로 꼽혔던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이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로 꼽혔던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범죄의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에서 운영하는 은행의 모습. 프린스그룹과 그 회장인 천즈는 캄보디아 등지를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며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고 인신매매한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불법 스캠센터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 14일 미국·영국 정부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범죄 단지를 운영해 부를 쌓은 천즈(陳志·37) 프린스그룹 회장이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금융거점에 초고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홍콩01은 천 회장이 홍콩 침사추이 중심부에 있는 30억홍콩달러(약 5천500억원) 규모의 상업용 빌딩을 통째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등기부에 따르면 천 회장은 캄보디아 여권 명(CHEN Zhi)으로 홍콩에 최소 7개의 법인을 직접 설립했으며, 이들 법인 모두가 같은 주소인 침사추이 킴벌리로드 68번지를 본사로 등록했다. 해당 건물은 천 회장의 홍콩 내 자산 은닉 및 자금세탁 거점으로 지목된다.

이 건물은 원래 홍콩 개발사인 헝지(恒基)가 재개발을 추진해왔으나 2018년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중국계 자본에 통째로 매각됐다. 현재 법적 소유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등록법인인 '치어 캐피털'로 나타났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천 회장과 연계된 기업으로 제재 명단에 올린 회사다.

천 회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초고가 주거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그가 오차드로드 인근 초고급 주거단지인 '그램머시 파크'의 펜트하우스를 약 1천700만싱가포르달러(약 187억 원)에 매입해 소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기업회계규제청(ACRA)에 따르면 천 회장은 현지 등록법인 9곳의 주주로 등재되어 있으며 이 중 정보기술·컴퓨터 서비스 기업 '시티링크 솔루션'에는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태국 당국은 천 회장의 해외 자산 환수를 전제로 조사에 착수했다.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18일 태국 사이버범죄수사국(CCIB)이 미국과 공조해 천 회장 관련 자산 몰수 절차를 확인하고, 태국 내 범죄 연계 정황이 드러나면 국제법 절차에 따라 즉각 자산 환수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 등에서 불법 사기(스캠) 센터를 운영해온 조직을 1년 6개월 추적해 12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압류하고 영국 런던 내 호화 부동산을 동결했다.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미 법무부가 '프린스 그룹'과 천즈 프린스 그룹 회장(38) 등에게서 사기 수익금 약 12만7271비트코인(약 150억달러·21조원)을 압류했으며 이는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천 회장 및 이 그룹과 관련해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