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제안받고 태국 간 20대女, 장기 적출…동남아 전역 '위험'

입력 2025-10-17 14:13:17 수정 2025-10-17 14: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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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계약을 맺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살해당한 베라 크라브초바. 베라 크라브초바 SNS 캡처
모델 계약을 맺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살해당한 베라 크라브초바. 베라 크라브초바 SNS 캡처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살해된 사건으로 인해 공분이 이는 가운데, 태국에서도 외국인 여성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장기가 적출된 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민스크 출신인 베라 크라브초바(26)는 인터넷을 통해 "태국에서 시간제 모델을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모델 계약을 맺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갔다.

그러나 도착 직후 크라브초바는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미얀마 국경지대로 넘겨졌다.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뒤 폭행과 협박을 당하며 사이버 범죄에 가담하며 강제로 일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라브초바는 부유한 남성들을 상대로 이성적 호감을 가장해 접근한 뒤 신뢰를 쌓아 돈을 뺏어가는 '로맨스 스캠 사기'에 동원됐다. 그러나 정해진 수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자 캠프는 크라브초바의 모든 외부 활동을 차단시켰다.

이곳에 끌려온 사람은 철조망 안에 감금된 뒤 하루 16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를 불이행하거나 목표 수익에 도달하지 못하면 폭행·고문·장기 적출 협박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후 단체 조직원은 크라브초바 가족에게 연락해 "그녀는 이미 죽었다"며 "시신이라도 돌려받고 싶으면 50만달러(약 7억1000만원)를 보내라"고 협박했다. 크라브초바의 가족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다시 연락해 "이미 시신을 태웠다"며 "더 이상 찾지 말라"고 통보했다.

크라브초바는 장기 밀매 조직에 팔려 장기가 적출된 뒤 시신이 소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브초바는 벨라루스 민스크 출신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도 있었다. 러시아 시베리아 치타 출신 중국계 모델 다시니마 오치르니마예바(24) 역시 같은 조직의 손에 끌려가 장기 판매 명단에 오를 뻔했다. 다행히 러시아 외교부의 개입으로 구출될 수 있었던 그는 "모델 제안을 받고 갔지만, 실제로는 인신매매의 덫이었다"며 "총으로 위협받으며 일했고 탈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미얀마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모델 에이전시가 아닌 범죄 집단으로부터 허위 계약을 받은 것이었고, 태국에서 바로 미얀마 북부로 끌려가 '노예'로 팔렸다"고 했다.

현지 인권 단체 관계자는 "이번 벨라루스 모델의 피해 사건은 단순한 인신매매가 아닌 현대판 '신체 거래'"라며 "이미 수만 명이 같은 방식으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일대에 널리 분포돼 감금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