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캄보디아 사망 대학생측 "부친 2달째 식사도 못해…시신 송환 하루빨리 이뤄져야"

입력 2025-10-16 18:53:12 수정 2025-10-16 20: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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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책에 속아 캄보디아로 간 20대 대학생, 결국 범죄조직에 희생

'캄보디아 정부합동 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캄보디아 사태 정부 합동 대응팀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대응팀은 캄보디아 당국과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 협조를 촉구하고 부검 및 유해운구 절차, 공동 조사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지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송환 계획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시신 송환·인도 절차만이라도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돼 있다 살해당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A(22) 씨의 지인은 16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인 B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월 이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고 있는 A씨 부친의 식사를 챙기는 등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B씨는 A씨가 선배로 알려진 유인책 홍모(20대·구속) 씨에게 속아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B씨는 "(A씨가) 통장을 갖고 들어갔다. 그 통장에 돈이 들어왔는데, 한국에서 홍 씨가 돈을 인출(누르기)했다"며 "돈 때문에 중국 범죄조직에 감금돼 고문·폭행 등을 당한 것"이라고 했다.

또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고, 또 '한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꼬임에 넘어가 캄보디아로 간 것으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숨진 A씨는 군 제대 이후 고향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또래들보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대학에 새로 입학했다. 입학 후 홍 씨를 만났고, 대포통장 판매 등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다. B씨는 "(A씨가) 고향에서 닭을 키우려고 했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새로 대학을 갔다"면서 "홍 씨를 만나게 돼 이렇게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사건 이후 A씨의 부친은 2달째 일도 못 나가고 식사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는 속이 아파서 술조차도 먹지 못할 정도다.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3번씩 식사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인 범죄 조직으로부터 아들이 폭행당한 사진 등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차마 그 사진을 보여달라는 말을 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면서 "사건이 발생한 이후 2달 넘게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 안에만 머물고 있다. 사건 이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고통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했다.

A씨 가족들은 시신 송환 절차 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시신 송환이 완료되면 지금의 고통도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B씨는 "시신 송환이 이뤄진다면, 부친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좀 전에 주캄보디아 영사관으로부터 수일 내 부검을 거쳐 시신 송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안다. 하루 빨리 시신 송환이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B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전화를 통해 A씨 부친이 식사했는지 여부를 챙기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B씨를 통해 기자와 연락이 닿은 A씨 부친은 "다음 주 월요일쯤이면 거의 다 진행이 될 것 같다. 더 이상 이슈가 되거나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시신 송환이 빨리 이뤄지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한편,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김진아 외교부2차관 등 캄보디아 정부합동 대응팀은 전날 캄보디아로 출국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속한 수사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