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사업 259건 중 111건 미집행… 최근 5년간 불용 예산 2조원 넘어
엑스코선·TK신공항 등 대형 사업 지연이 집행 부진 주원인
국토교통부가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예산 집행률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사업의 40% 이상이 예산을 쓰지 못한 채 불용 처리된 것이다. 예산 편성 못지 않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집행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SOC사업 예산 및 집행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부 SOC사업 259건 중 111건(42.9%)이 미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토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교통망 확충 등 SOC사업에 8조5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집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집행률이 10% 이하에 그친 주요 사업에는 대구 엑스코선(집행률 0%),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0%), 대구경북(TK)신공항(1.8%), 새만금신공항(4.1%), 제주 제2공항(6.6%) 등이 포함됐다. 모두 예산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대형 지역 사업으로, 사업 지연이 SOC사업 전반의 집행 부진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5년간 SOC 예산 미집행액은 총 2조518억원에 달했다. 불용 예산은 2020년 1천28억원에서 지난해 5천496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집행률이 80% 이하로 떨어지는 사업 역시 2020년 33건(12%)에서 지난해 62건(24%)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토부의 예산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윤재옥 의원은 "SOC사업 예산 확대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산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SOC예산이 건설경기를 이끌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TK신공항 건설 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사업이 지역 건설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