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가 "켁켁"거리며 기침하는 모습을 보면 보호자들은 종종 재채기나 털미역질로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고양이의 기침은 대부분 하부호흡기(기관지·폐) 문제에서 비롯되며, 심하면 '천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과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의 재채기는 주로 비강 자극에 의한 반응으로, 향수·담배연기·먼지·꽃가루 같은 환경요인이나 감염, 치주염, 코 진드기 등으로 발생한다.
강민우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일시적이고 가벼운 '칙칙' 소리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콧물·눈물·식욕 저하가 동반되면 상부호흡기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침은 기관과 폐를 자극하는 반응으로 원인이 훨씬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기침 원인은 ▷천식 ▷기관지염 ▷폐렴 ▷심장사상충 ▷폐종양 ▷기생충 감염 등 다양하다. 특히 천식은 고양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기관지가 과도하게 수축하며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음)'와 간헐적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기침 시 고양이는 몸을 낮추고 목을 길게 빼는 특유의 자세를 취하며, 흉복부가 꿀렁거리는 움직임을 보인다.

천식의 진단은 방사선 촬영, 혈액검사, 기관지세척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염증세포 중 호산구가 증가하거나 기관지 패턴이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 알레르기성 또는 특발성 천식이 의심된다. 또한, 심장사상충이나 폐기생충 등 유사 질환을 감별하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치료는 증상 조절과 환경 관리가 핵심이다. 급성기에는 산소 공급, 기관지 확장제(테르부탈린, 알부테롤) 투여, 스테로이드 처방이 이뤄진다. 이후에는 흡입 스테로이드(플루티카손) 등을 통해 장기 관리가 가능하다. 실내 환경에서는 담배연기, 향수, 먼지, 청소용 스프레이 등 자극성 물질을 제거하고, 습도(40~60%), 온도(25~27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뿐 아니라 에어컨 냉기와 건조한 공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기침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강민우 원장은 "가벼운 재채기는 잠시 지켜볼 수 있지만, 기침이 잦거나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보인다면 단순 감기보다 심각한 기관지 질환 또는 천식의 신호일 수 있다. 고양이의 '기침 한 번'을 결코 가볍게 넘기면 안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