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주택가를 순찰하던 경찰이 화재 현장에서 나체 상태의 남성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체포했다. 해당 남성은 다름 아닌 고의로 불을 지른 방화범이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 원주경찰서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A씨(51)를 입건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7월 26일 오전 2시 30분쯤 원주시 태장동의 한 2층 건물 앞에서 고의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건물 외부에 놓인 라바콘과 쓰레기, 자신의 옷가지 등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해당 지역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들이 현장을 목격했다. 경찰은 순찰차에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고, 화재는 빠르게 진압됐다.
현장에서는 일반적인 화재 상황과는 다른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관들이 불길을 끄는 바로 옆에 나체의 한 남성이 서 있었던 것이다. 경찰이 다가가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이 남성은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대한민국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사건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이 '화재 현장 속 벌거벗은 수상한 남자'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영상에는 경찰이 화재 진압을 하는 옆에서 알몸 상태로 서 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이 재빨리 소화기를 들고 와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체포 직후 "그냥 심심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화재 당시 건물 2층에는 집주인 부부가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확산될 경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찰이 즉시 이들을 대피시키면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점을 확인하고 응급 입원 조치했으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