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현실화되면서 탄소중립 대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기후변화 대응 전문기업 '베리워즈'는 컨설팅을 시작으로 탄소감축 사업 전반을 기획 및 실행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기 오토바이를 포함한 이모빌리티와 사물 기반 인터넷(IoT)을 아우르는 탄소중립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탄소중립 생태계
베리워즈의 사업 축은 크게 네 가지로 ▷이모빌리티 인프라(공장·충전소) ▷IoT 기반 MRV(측정·보고·검증) 시스템 ▷탄소중립 컨설팅 ▷폐배터리 재활용 등이다.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협력해 재활용 공장을 구축하고 전기 오토바이 보급 확대에 따른 폐배터리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베리워즈의 현지 전기 오토바이 생산·판매 사업을 국제온실가스감축사업으로 승인했다. 사업장은 캄보디아에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한국이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개발도상국에서 벌인 친환경 사업과 관련해 해당 국가의 승인을 받으면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일부를 그 기업의 본국에 이전할 수 있다'는 파리협정에 근거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부터 캄보디아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판매해 2035년까지 총 68만t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캄보디아 정부가 6만8천t을 확보하고, 40만t은 한국 정부에 이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성우 베리워즈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는 다양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 테크와 연계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는 4가지 축의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캄보디아 사업의 경우 전기 오토바이 보급이 확산되고 가장 큰 문제가 폐 배터리 처리였다. 현지에는 관련 시설이 없어 부담이 컸는데 코이카와 함께 공장을 설립하게 된 것"이라며 "전기 오토바이의 친환경성을 더 강화하는 한편 세계 시장에 우리가 만든 사업 모델을 검증받았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확실한 투자
2017년 경북 포항에서 설립된 베리워즈는 초창기 기후변화 관련 컨설팅에 주력했으나 이후 이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전략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탄소중립 사업모델을 개발해 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캄보디아가 투자 부적격 국가로 분류되던 시절에는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었고, 국제 감축사업 자체도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어 인식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활용해 초기 모델을 다듬을 수 있었다. 올해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의 차별성이 입증돼 투자자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탄소중립에 발빠른 대응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기업들은 탄소중립이나 RE100을 비용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외 기업들은 기후테크에 자사 강점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탄소중립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장기적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가야 할 방향은 정해져 있다.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1~2년 내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기 보다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베리워즈는 장기간 노하우를 축적해왔고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명확하다. '탄소중립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판매,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테크와 산업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며 "캄보디아 성공 모델을 아세안, 중남미, 아프리카로 확산시켜 한국 기술이 해외 시장과 연결되는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