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자택이 최근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소유주는 에너지·철강 트레이딩 기업 태화홀딩스를 이끄는 강나연 회장과 그의 미성년 자녀다.
16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6월 13일 이태원동 단독주택을 228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 약 석 달 만인 이달 12일 잔금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했다. 강 회장과 2014년생 자녀 A씨는 이번 거래에서 각각 지분 85%와 15%를 취득했다. 등기부등본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매입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거래된 주택은 대지면적 약 1073㎡(약 325평), 연면적 496㎡(약 150평) 규모의 지하 1층~지상 2층 단독주택으로, 이태원 언덕길 인근에 위치해 있다. 삼성가 소유의 리움미술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해당 부동산은 본래 고 이건희 회장이 2010년 새한미디어로부터 약 82억8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0년 10월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자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공동 상속받았다. 이들 4인은 2021년 지분을 정리했고, 올해 초부터 주택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번 거래 가격은 2010년 매입가보다 약 145억 원 오른 금액으로, 평당 가격은 약 7천만 원 수준이다.
삼성 일가가 이 주택을 매각한 건 해마다 분할납부하고 있는 상속세 마련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26조원 규모의 유산을 상속받은 이들은 상속세 12조원을 6년간 연부연납 방식으로 내고 있다.
1984년생인 강 회장이 이끄는 태화홀딩스는 2013년 설립된 에너지·철강 트레이딩 전문기업으로, 러시아·인도네시아·호주 등지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은 2022년 2733억원, 2023년 3376억원, 2024년 4055억원 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