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지상전 개시…"대규모 공습·탱크 투입"

입력 2025-09-16 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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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루비오 회담 직후 돌입
'부비트랩 로봇', 아파치 헬기도
아랍·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 규탄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시티의 한 주거용 타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시티의 한 주거용 타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가자시티 장악 방침을 의결한 지 30여일 만이다. 지상작전 개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가자전쟁은 중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이날 저녁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직후 이스라엘 전차들이 도시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은 약 20분간 37차례 공습이 있었다며 공격은 가자시티의 서쪽 해안가 인근의 셰이크 라드완, 알카라마, 텔 알하와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일부 지역에서 '부비트랩 로봇'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파치 공격헬기가 도시 상공을 날며 반복적으로 공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주민은 '지옥같은 밤'을 보냈다며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모든 종류의 폭격과 무력 공격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폭격은 자정을 넘겨 16일 새벽에도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 아흐메드 가잘은 AFP통신에 "가자시티에서 강도 높은 폭격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주택들이 파괴되고 주민들이 잔해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마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은 "가자시티 전역에서 심한 폭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상 공세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및 내각 관계자들과 회담을 한 뒤 불과 몇시간 후 시작됐다. 루비오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 작전을 지지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 2명이 악시오스에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이 작전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뿌리 뽑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15일(현지시간) 북부 가자지구를 떠나 피난 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15일(현지시간) 북부 가자지구를 떠나 피난 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의 인구 밀집 지역 가자시티를 장악하기 위해 지상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하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가자시티 전체 인구는 약 10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가자시티 주민 25만명이 안전을 위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격퇴하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추진해 왔으며,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지난 8월 8일 가자시티 장악 방침을 의결했다.

중동의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60개국 정상들은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모든 국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법률적,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외교·경제 관계를 재검토하고, 이스라엘의 유엔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 위한 노력을 조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