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기다렸는데 계약 취소"…'테슬라 불매' 불붙인 美 구금사태

입력 2025-09-11 17: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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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연합뉴스
테슬라 로고. 연합뉴스

"테슬라 차량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일부 국내 소비자들이 테슬라 전기차 구매 계획을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테슬라 차량을 취소한 사례가 연이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사이버트럭이나 모델Y 계약을 취소한 이유로 "미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에 분노했다"며 국산차를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저도 테슬라 취소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이버트럭을 4년이나 기다렸지만, 이번 미국 사태를 보고 취소했다"며 "(현대자동차) GV90 구매를 마음먹었다. 국산차도 이번 기회에 이용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해당 이용자는 테슬라 예약 취소 화면을 함께 첨부했으며, 이 화면에는 9월 11일자로 사이버트럭 주문이 취소됐고, 계약금 2천만 원이 환불 처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날에도 유사한 경험담이 공유됐다. 또 다른 작성자는 '테슬라 취소했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모델Y 롱레인지를 깔맞춤 옵션으로 5월에 주문하고 기다려 왔지만,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를 보고 너무 화가 나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 소비자는 차량을 테슬라에서 현대차 GV70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히며, 계약 취소 과정에서 테슬라 측에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를 보고 분노해 취소한다"는 이유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된 테슬라 계약서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펄 화이트 외장 컬러에 다양한 선택 사양이 포함된 모델로, 가격은 6천699만7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계약 취소 이유에 대해 이 이용자는 "테슬라나 현대차가 무슨 직접적인 상관이 있겠느냐"면서도 "저 미국의 행태에 넘 화가 나서 뭔가 표현하고 싶었다. 제가 제 돈을 그 정도로 는 쓸 수는 있지 않나 "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구매 계약 취소 서류.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사이버트럭 구매 계약 취소 서류.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커뮤니티 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보기 드문 소비자 결정", "미국차는 당분간 거른다", "같은 이유로 다음 차는 국산차로 정했다"는 등의 공감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신의 테슬라 구매 예약 내역을 인증하며 동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475명을 체포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비자 체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구금됐다.

이 중 한국 국적자는 약 300명에 달하며,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 47명과 다수의 협력업체 인력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 직속 근로자들은 구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에 따르면, 이민단속으로 체포돼 미국 조지아주(州)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총 316명이 11일 오전 2시 18분(현지 시각) 포크스톤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지난 4일 미 이민당국의 대대적인 기습 단속으로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이다.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미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총 330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구금자 중 한국인 1명은 미국 내 잔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기는 현지 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쯤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