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6개월째 감소에도 불구
유럽 등 시장서 78.9% 급증 효과
미국의 고강도 관세 부과로 대미 자동차 수출이 6개월째 감소했지만,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6천423억원)로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8.6% 늘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타격을 받았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 10.8% 감소(1년 전에 비해)한 데 이어 ▷4월 -19.6%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3.5%(잠정) 등 6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 7월 말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내리고 자동차 품목 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아직 이 조치가 시행되지 않아 고율 관세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 자동차 업체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기아는 조지아 공장에서 미국 판매 물량을 생산한다. 올해 3월에는 조지아 서배너에 전기차 생산기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해 아이오닉5·아이오닉9 등을 뽑아내고 있다.
이런 전략 덕분에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미국 합산 판매량은 17만9천455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2개월 연속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유럽 등 시장에서 수출 호조세도 전체 자동차 수출 증가세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자동차 수출은 5억1천만달러(7천86억원)로 지난해 8월보다 78.9% 증가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수출(4억1천만달러)도 22.3% 늘었다.
올해 1~7월 누계 자동차 수출에서 대미 실적은 18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줄었다. 반면 EU 수출은 17.8% 증가했다. 아시아, 기타 유럽, 중동으로의 수출도 각각 40.0%, 24.4%, 8.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