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기회 찾는 K배터리, 원통형·ESS가 새로운 돌파구

입력 2025-09-03 17: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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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부터 중국 완성차 기업도 찾는 원통형 배터리
ESS 시장 확대…중국 경쟁 대응, 북미 시장 공략

LG엔솔-GM 배터리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LG엔솔-GM 배터리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앞선 기술력을 갖춘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수요를 창출하며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 빠르게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한 우리 기업의 입지 확대가 기대된다.

◆ 한국산 원통형 배터리 적용 확대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75GWh, 32GWh 등 총 107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를 약 15조원 규모로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일 것으로 관측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46시리즈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대표적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벤츠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만큼 향후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 제품과 비교해 에너지 및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또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의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모듈·팩 설루션인 CAS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67GWh 물량의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8GWh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중국 완성체 업체까지도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SDI도 최근 유럽 글로벌 업체와 프리미엄 전기차용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헝가리 생산 거점 내 신규 라인 투자를 통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신영기(왼쪽) SK온 구매본부장과 이병희 엘앤에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신영기(왼쪽) SK온 구매본부장과 이병희 엘앤에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북미 지역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 ESS 기술력 제고·생산체계 재편 속도전

국내 배터리 업계는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ESS 시장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44GWh(기가와트시) 규모에서 2030년 506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감세법 발효 후 태양광, 풍력은 청정전력 생산시설 투자세액공제에서 제외되지만 ESS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신규 전력망 건설 등으로 ESS 시장은 당분간 호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ESS용 배터리 생산체계를 갖추고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번 메르세데스-벤츠와 계약도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현지 생산 공장을 통한 차별화된 현지 생산 역량이 인정받은 사례로 풀이된다.

SK온도 미국 조지아 'SK 배터리 아메리카'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배정하며 본격적인 ESS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포드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첫 상업 생산을 개시하는 등 미국 공급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국내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배터리 공급 물량의 76%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0년 10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2020년 10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전기차 시장 회복세 접어들어

현재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주요국의 정책 변동에 따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중인 만큼 향후 반등의 시점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전년 동기 28.8% 증가해 1천102만8천대로 1천100만대를 넘어섰다.

다만, 탄탄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와의 거센 공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7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으나, 국내 3사의 점유율은 4.4%포인트 하락한 16.7%로 나타났다. 반면 1, 2위 업체인 중국 CATL과 BYD의 점유율은 각각 37.5%와 17.8%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은 결국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일어날 때 진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중국 내수 밖으로 나오려는 중국 업체들에 앞서 북미와 유럽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