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번 연속 1등 실종…6일 추첨서 신기록 가능성
미국 전역이 또 한 번 복권 열기로 들끓고 있다. 1조 8천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당첨금을 앞세운 파워볼 복권 추첨에서 1등 주인공이 또다시 나오지 않으면서, 대박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미국 멀티스테이트 복권 협회는 1일(현지시간) 진행된 파워볼 추첨에서 1등에 해당하는 번호를 모두 맞춘 당첨자가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추첨된 번호는 흰색공 8번, 23번, 25번, 40번, 53번에 빨간색 파워볼 5번이었다.
이로써 지난 5월 31일 이후 무려 40회 연속으로 1등 당첨자가 없는 기록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 1등 당첨금은 약 13억 달러(한화 약 1조 8,080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번 누적 당첨금은 파워볼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파워볼은 미국 내 45개 주와 워싱턴 D.C., 푸에르토리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복권으로, 매주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에 추첨이 진행된다. 게임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흰색공 69개 중 5개 숫자와 빨간색 파워볼 번호 26개 중 1개를 맞추는 방식이다. 이 여섯 숫자를 모두 정확히 맞출 경우 1등에 당첨된다.
하지만 간단한 규칙과 달리 실제 1등에 당첨될 확률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파워볼 운영 측에 따르면 전체 당첨 확률은 2억 9,220만 분의 1로, 통계적으로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추첨까지 1등이 40회 연속 나오지 않으면서, 당첨금 누적 기록도 새로운 역사를 향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 파워볼 역사상 가장 길게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던 기록은 42회다. 오는 6일 예정된 추첨에서도 1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사상 최장 기간 당첨자 공백이라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1등 당첨자는 거액의 당첨금을 두 가지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하나는 '연금형 수령' 방식으로, 총액 13억 달러를 29년 동안 매년 나눠 받는 구조다. 다른 하나는 '일시금 수령'으로, 세금 공제 전 기준 약 5억 8,900만 달러(한화 약 8,190억 원)를 한 번에 받는 방법이다. 수령 방식은 당첨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방식에 따라 세금 부담과 실수령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파워볼 복권 당첨자들이 익명으로 신원을 보호받을 수 있는 주도 있는 반면, 일부 주는 당첨자의 신원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어, 당첨자가 나오면 그 배경과 반응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누적 당첨금이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복권 열풍이 번지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추첨일을 앞두고 복권 판매소에 줄이 길게 늘어서거나, 온라인 복권 구매 서버가 한때 지연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명이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800억 원) 당첨금을 수령한 사례가 있어, 이번 추첨 결과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워볼의 폭발적인 인기는 단순히 거액의 상금 때문만은 아니다. 1달러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비용과 '한 방'의 가능성, 그리고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꿈이 어우러지며,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소비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달러에 흰색공 조합을 구매할 수 있으며, 추가 1달러를 내면 파워볼 숫자 선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