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예술단, 25일 이네괼 칫리 마을서 '하센'씨 만나
가족과 마을 주민들 100여명 참석, 박수와 환호로 반겨
튀르키예 이네괼 자연예술교육협회 초청으로 '한국-튀르키예 문화·예술의 동행'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아리예술단이 25일(현지시각) 이네괼 칫리 마을을 찾아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만났다.
올 해로 95세를 맞은 하센 데드 씨는 지난 1952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산과 인천 등지에서 13개월 동안 운전병으로 참전해 전투 현장 곳곳으로 병력과 무기를 수송했으며, 지금은 이네괼 유일의 생존 용사로 남아있다.
아리예술단은 이번 예술 동행 프로젝트 기간 동안 주최 측에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찾아 위문하고, 감사하는 뜻의 '평화의 아리랑' 공연을 직접 선보이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해 이날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날 아리예술단과 참전 용사의 만남은 칫리 마을 중앙 광장에서 이뤄졌으며, 현지 보훈처는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 문화예술단의 방문을 반기는 의미에서 다과를 준비하는 등 70년 우정의 손님 맞이를 준비하기도 했다.
아리예술단은 유일한 생존 참전 용사인 하센 씨를 비롯해 부인과 아들·딸, 손자 등 가족과 지역 주민들 앞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해 목숨을 바치고 싸워준데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평화의 아리랑' 공연을 선보였다.
참전 용사 하센 씨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귀에 익은 '아리랑' 선율이 흐르자, 잠시 옛날을 회상하는 듯 눈을 감고 감회에 젖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함께 흥얼거리고 박수를 치는 등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아리랑 공연이 끝나자 하센 씨는 한국 춤 공연을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해 김나영 단장이 즉석에 공연하고, 평화의 아리랑 공연이 한차례 더 진행되기도 했다.
예술단은 공연 이후 하센 씨에게 단원들이 준비해 간 하회탈·목걸이·부채·한국 건강식품, 과자·전통 필통 등 감사의 선물을 전달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준 데 대해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보여 민간 외교의 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공연이 끝난 후 현지 주민들과 아리예술단 단원들이 다 함께 어울려 튀르키예 전통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작은 마을 축제장이 됐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하센 씨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한국 전쟁의 기억은 생생하다. 전쟁은 매우 나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잊지 않고 찾아준 한국 공연단들에게 깊은 감사와 형제애를 느낀다. 내년에도, 오랫동안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단장은 "70년 세월에도 한국에 대한 사랑과 응원을 잊지 않으신 데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들을 환영해 주고, 형제애로 안아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아리예술단은 앞서 24일 '한국-튀르키예 문화·예술의 동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네괼 예술학교를 찾아 튀르키예 포크 댄스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과 예술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예술단원들은 현지 학생들에게 튀르키예 전통 포크댄스를 배우고, 이들에게 한국 전통 춤사위와 음악을 체험하도록 하는 등 양국의 전통에 대한 이해와 교류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대구경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리예술단은 민간예술단체로 한국 전통 창작 품극 작품을 주력으로 기획·제작·공연까지 해마다 고품격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경북문화재단 공모사업인 '지역 전통 야외무대 상설공연 사업'에 선정돼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 상설 무대에서 '화이락락'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공연예술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김나영 아리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튀르키예 예술이 추구하는 '도가 사나트'라는 자연 예술의 개념과 한국 전통춤의 정신이 맥락을 함께하는 면이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활동을 통해 인간 중심의 가치관이 보다 넓게 작품에 투영되고, 생명에 대한 존중과 자연 속에서의 조화로움을 담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원자력 석학의 일침 "원전 매국 계약? '매국 보도'였다"
국민의힘 새 대표에 장동혁…"이재명 정권 끌어내리겠다"
'박정희 동상' 소송 본격화…시민단체 "대구시, 판결 전 자진 철거하라"
송언석 "'文 혼밥외교' 뛰어넘는 홀대…한미정상회담, 역대급 참사"
장동혁 "尹면회 약속 지킬 것"…"당 분열 몰고 가는분들엔 결단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