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무너지면 하청은 사라져" 중소기업계, 노란봉투법 우려 한 목소리

입력 2025-08-19 17:22:02

중기중앙회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간담회 개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조법 개정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통과를 예고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두고 중소기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대기업에 비해 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타격을 입어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건설, 자동차, 조선, 기계공업, 뿌리산업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협동조합 이사장들이 참석해 현장 의견을 전했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경우 더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2, 3차 협력사와 근로자 상당수는 노조법 개정으로 피해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원청에서 파업이 생겨서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 협력사 매출과 근로자 소득까지 영향을 받는다. 노조법 개정이 당사자들 외에 2, 3차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장규진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조합원사 중에는 노조가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장기간 파업을 진행하면서 납기 지연이 발생하고 고객사 신뢰를 잃어서 몇 년째 매출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업체도 있다. 파업이 늘상 있진 않지만 한 번 생기면 피해가 막심한데 파업 대상이 더 많아진다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 업종의 특성상 일부 업체의 문제가 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노사가 합심해서 이룩한 국가 경제 핵심 산업으로서 위상과 고용안정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업 현장의 현실적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대안 마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한 현장에서 여러 협력업체의 작업이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노조법 개정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건설업계는 제도의 취지와 현장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고, 노사 간 균형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며 중소건설사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우리 경제는 지금 내수부진과 미국의 관세인상 등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사안들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노조법 개정안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며 중소기업계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협력기업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중소제조기업 50%가 수급기업인 상황에서 거래 단절과 이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1년 이상 시간을 가지고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