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계획, 5개국과 주민 이주 논의

입력 2025-08-14 16:28:48

이스라엘 매체, 남수단·리비아·우간다·소말릴란드 거론
남수단 "근거 없는 보도, 우리 입장 반영된 것 아냐"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연합뉴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영구 점령하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명분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N12 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5개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인도네시아, 남수단, 리비아, 우간다, 미승인국 소말릴란드 등과 이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소말릴란드와 일부 진전이 이뤄지는 등 가자지구 이민자를 수용하는 데에 이전보다 더 개방적인 곳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스라엘 N12는 "어떤 국가와도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며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는 형제국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도 맺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초 가자지구의 부상자 2천명을 자국으로 데려와 치료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4월에는 가자지구 전쟁 난민을 임시 수용하겠다며 1차로 1천명 가량을 데려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날 AP 통신도 동아프리카의 남수단이 이스라엘과 주민 이주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AP는 이스라엘이 수단, 소말리아, 소말릴란드 등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수용시키는 방안을 타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미국 로비업체의 조 즐라빅은 이스라엘 대표단이 남수단을 찾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시설을 건설할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것을 남수단 당국자들로부터 들었다고 AP에 전했다.

이집트 측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남수단과 접촉하는 것을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고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물밑에서 로비 활동 중이라고 AP에 말했다. 이집트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킨 뒤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가자지구 구상'의 이주 대상지로 요르단 등과 함께 거론됐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i24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법에 따르더라도 주민들이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그곳에 들어가 남은 적들과 온 힘을 다해 싸우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