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통해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전날 자사(自社)의 함양~창녕 구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60대 근로자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다. 사고 당일엔 별 대응이 없다가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강하게 질타하자 그날 오후 부랴부랴 사과문을 냈다. '모든 현장에서 즉시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겠다'고 썼다.
사과문이 채 내려지기도 전인 지난 4일 또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일주일도 안 돼서다. 경기 광명~서울 고속도로 현장에서 감전 추정 사고가 발생, 30대 근로자가 의식불명 상태다. '생업을 위해 출근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던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는 일주일도 안 돼 빈말이 됐다.
올 들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는 사망 4건을 포함, 무려 5건이다. '대형 공사를 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안이(安易)한 인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사고가 다발하니 안전불감증이 만성화된 것은 아닌지도 의문이다. 지난 끼임 사망사고 때 서울 일부 일간지 1면에 광고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태의 심각성이 전혀 파악 안 되는 듯 '포스코그룹이 안전을 혁신하여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앞서겠다'는 캠페인성 홍보와 같은 광고였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사고 방지보다 덮기에 급급하다는 자성이 나온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같은 현장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고의에 가깝다"는 질책처럼, 포스코이앤씨에 당장 필요한 건 번지르르한 말이 아닌 현장에서 즉시 시행될 수 있는 안전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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