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해
사할린에 최대 5m 높이 쓰나미
발빠른 대처, 보고된 사상자 없어
30일 오전 11시 24분쯤(현지시간) '불의 고리(Pacific Ring of Fire)' 위에 있는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앞바다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 사할린 일부 지역에 5m 높이의 쓰나미가 일어났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원 깊이가 20km로 얕았으며, 진앙은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동남동 쪽으로 119km 떨어진 해역이라고 보고했다. 또 규모 6.9에 이르는 여진이 여러 차례 잇따랐다고 덧붙였다.
◆73년 만에 최대 규모
러시아 과학자들은 이번 지진이 1952년 11월 4일 규모 9.0 지진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밝혔다. USGS에 따르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것이며 20세기 이후 규모로는 여섯 번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앞서 쓰나미가 캄차카반도 일부 지역을 강타했으며 이로 인해 세베로쿠릴스크의 항구와 수산 가공 공장 일부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한 유치원이 피해를 입었지만 대부분의 건물은 지진을 견뎠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심각한 부상자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주민 야로슬라브(25) 씨는 "벽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았고 흔들림은 최소 3분 동안 계속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오늘 지진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진동 중 가장 심각하고 강력한 것이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진앙지 남쪽 사할린 지역의 피해가 컸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이 지역의 전력 공급망 손상으로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현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세 차례 닥친 쓰나미 중 세 번째 쓰나미의 강도가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쓰나미의 파고가 3∼4m에 이르렀으며, 최대 5m에 이르는 쓰나미도 관측됐다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 주지사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피해자도 없고, 파괴된 것도 없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연안 지역들, 발빠른 대처
홋카이도 등 캄차카반도와 가까운 일본 해안 도시에도 쓰나미 경보가 울렸다. 특히 2011년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던 도쿄전력(TEPCO)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작업자들이 대피했다. 닛산자동차도 직원 안전을 위해 일부 국내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관측된 1.3m 쓰나미가 가장 높은 측정값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금까지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모든 원전에서도 이상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하와이 당국도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하거나 4층 이상 건물로 올라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선박들의 항구 밖 이동을 명령했고, 호놀룰루 비상관리국은 X(옛 트위터)에 "즉시 움직여라. 파괴적인 쓰나미가 예상된다"고 게시했다.
그러나 첫 번째 쓰나미가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던 무렵 하와이 주요 섬들 중 가장 서쪽에 있는 니하우섬에서는 쓰나미 등 큰 파도가 관측되지 않았다. 쓰나미 도착 예상 시간인 오후 7시 10분(현지시간) 하와이지역 뉴스 프로그램이 생중계한 영상에서 카우아이섬 북부 하나레이만 해안의 큰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다.
다만 쓰나미의 영향은 하루 종일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알래스카 미국쓰나미경보센터에 따르면 쓰나미는 깊은 수심에서는 제트기와 맞먹는 속도로 대양을 건널 수 있지만, 연안에 접근할수록 속도를 줄이면서 충격파를 누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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