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용량과 충전시간 한꺼번에 만족하는 기술로 평가
식물 열매껍질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인 고성능 커패시터(축전기)로 새롭게 탄생하는 기술이 개발돼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김원배 교수, 산디야 박사, 통합과정 박관현 씨 연구팀은 버려지는 식물 열매껍질에서 얻은 천연 소재로 고성능 수퍼커패시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컴포지트 파트 비-엔지니어링'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은 충전 시간은 빠르지만 에너지 저장용량이 부족한 기존 커패시터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저장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빠르고 오래가는' 에너지 저장 (ESS)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단 몇 초만에 충전되고 수명도 긴 커패시터가 주목받고 있지만 에너지 저장용량이 적어 상용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에너지용량과 충전시간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고민하던 중 완두콩 껍질과 꽃 식물인 '피테켈로비움 둘체'의 열매껍질이 새로운 소재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껍질들을 태우면 표면에 수많은 구멍이 뚫린 다공성 탄소 소재가 만들어진다.
해당 소재는 표면적이 넓고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 장치의 핵심 부품인 전극으로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팀은 코발트와 코발트 산화물을 더해 자성을 띤 복합소재를 제작했다.
복합소재는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하면 자석이 쇳가루를 한 방향으로 정리하듯 전극 물질의 자화 방향 또는 스핀이 질서정연하게 정렬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특성을 가진 소재를 전극으로 사용하는 수퍼커패시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부착형 자석정도의 자기장(6mT)을 가하는 성능실험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전극 에너지 저장용량은 53.8% 증가했고, 전기 저항은 절반 가까이 줄어 충·방전 속도가 빨라졌다.
이 시스템은 자기장 조건에서 에너지 밀도가 42.1% 향상됐고, 1만회 이상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96.2%의 성능을 유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김원배 교수는 "그동안 이론으로만 논의되던 자기장을 활용한 에너지 저장장치 성능 향상이 이번에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이 기술은 전기차와 스마트그리드, 재생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뿐 아니라 식물껍질 재활용 등 환경보호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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